아침에 교실에 들어서니 상현이 자리만 비었다.
상현이는 학교 교문 바로 옆에 산다.
넷째 시간, 우리 반 문학 시간이라 들어갔더니 상현이가 앉아 있다.
내하고 눈이 마주쳐도 무슨 말이 없다.
“상현아.”
“예.”
“언제 왔어?”
“3교시 중간에 왔어요.”
“왜 늦었을까?”
“늦잠을 잤어요.”
“그래. 그러면 내가 니한테 먼저 물어봐야 되겠나. 니가 먼저 이래서 늦었다고 말해야 되겠나?”
“……”
“그리고 늦잠을 자도 그렇지. 3교시까지 잤다는 게 말이 돼. 변명같이 들리는데?”
“…….”
“앞으로 나와 봐라.”
딱히 화가 난 건 아닌데 내 목소리가 갈수록 커졌다. 흥분했다는 증거다. 숨 고르기를 했다.
“그럼 니하고 내하고 역할을 바꿔 보자. 내가 니고 니가 이제 선생님이다. 선생님 눈으로 내 같은 애가 이해가 되는지, 처지를 바꾸어서 한번 생각해 봐라.”
그러고는 상현이와 서로 자리를 바꾸었다. 나는 상현이 서 있는 자리로 가고, 상현이는 내가 섰던 교탁 앞으로 갔다.
“자아, 그럼 시작한다.”
“선생님, 저 오늘 늦잠 자서 지각했어요. 늦잠을 자도 너무 자서 3교시에 학교에 왔어요.”
“그래, 다음부터 그러지 마라.”
상현이는 인자한 아버지처럼 아주 부드러운 말로 타일렀다.
그 말에 우리 반 아이들이 모두 깔깔대면서 책상을 두드리고 웃는다. 나도 웃음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