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간지러운 이야기

by 구자행

아침에 우리 교실에 들어가

뜬금없이 이렇게 물었다.

“혹시 아침에 눈 떴을 때,

아! 빨리 학교 가고 싶어!

이런 마음이 들었던 사람 손들어 봐요.”

모두 일곱이나 된다.

“우와! 일곱씩이나,

학교와 사랑에 빠지다니. 놀라워라!”

어제 우리 반 들어가서 공부하고 나온 선생님들이,

3반 공부 분위기 좋다고,

아이들 눈이 반짝반짝 살아있고,

교사 말에 여기저기서 맞장구 잘 쳐준다고 하기에,

내가 그랬다.

“그게 본디 반이 좋다기보다,

며칠 안 지났긴 해도 담임 영향력이라

인식해 주시면 안 될까요?”

그러면서 한바탕 웃었다.

어쨌든, 별 희한한 아이들 다 보겠다.

고등학생이 아침에 눈 떴을 때

학교 가고 싶다니.

“왜, 도대체 무엇이, 학교에 오고 싶은 마음이 일게 했을까나?”

혼자 중얼거리는 말로 읊었는데,

둘째 줄에 앉은 성주가 받아 준다.

“선생님이 보고 싶어서.”

성주도 중얼거리는 말로 대꾸했다.

그러자 앞줄에 앉은 인아도 맞장구친다.

“저도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서 학교 오고 싶었어요.”

그 말 듣고 나도 가만 있을 수가 없다.

“나도 여러분이 보고 싶어 오늘 자전거 타고 일찍 왔어요.”

오늘은 참 낯간지러운 이야기를 적어 보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상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