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by 구자행

끝모임 마치자 아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데

몇몇은 아직 하루를 마무리하지 못해 뭉그적거리고 있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매만지던 덕신이가 획 돌아서서 교탁 앞으로 와서 진지한 말로 물었다.

“쌤, 쌤, 저 앞머리 완전 이상하죠?”

갑작스런 물음이고, 내 눈에는 별다른 점을 못 찾겠다.

“그래. 덕신아. 앞머리 완전 이상하다. 머리를 그래가꼬 집에 갈라 했어요?”

아이들 감각을 못 따라갈 땐 말이라도 공감해 주는 수밖에.

“그렇죠. 쌤, 진짜 이상하죠?”

그렇게 말하고 교실 앞쪽 여자 화장실로 달려간다.

“하정아, 덕신이 머리가 어디가 문제래?”

“저도 몰라요. 뭐가 이상한지.”

조금 있다 덕신이가 돌아왔다.

“덕신아, 머리 이제 괜찮니?”

“예, 이제 5대5 가르마가 똑바로 됐어요. 안녕히 계세요.”

덕신이는 완전 만족한 얼굴로 총총 뛰면서 교실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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