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상동역에서 기차 타고
부산으로 돌아가는데
차창에 실반지 같은 초승달이 걸렸다
중간고사 끝낸 우리 반 애들 데리고
밀양 우리 감밭에 왔다가
감 따고 삼겹살 구워 먹으면서
오며 가며 들길 걸으면서
제 시간보다 늦은 무궁화호 기차 기다리면서
오랜만에 참 많이 웃었다
아이들은 본디 이렇게 웃음이 많은 건데
교실은 아이들 웃음을 빼앗았구나 싶다.
교실을 벗어나니 아이들이 새롭다
문근이는 삼겹살 굽는 솜씨가 남다르고
반장 준섭이는 외발 손수레 끄는 기술이 좋고
베트콩 두언이는 설거지 잘하고
손잡고 들길 걷는 성준이와 종훈이 뒷모습은
다정한 연인같이 아름답다
문근이 기환이가 정성스레 싸서 입에 넣어 준
삼겹살 맛을 잊을 수 없듯이
너희들도 살다 지친 어느 날에
감나무 그늘 마당에서
삼겹살 구워 먹은 가을날이
떠오를 때가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