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3분 카레 사골 육수

by 구자행

안타! 안타! 때리라! 쌔리라! 롯데 전준우!

롯데에 전민재! 롯데에 전민재!

오오오오 오! 안타 롯데 전민재!

요즘 들어 우리 애가 프로야구 경기를 즐겨 보는데

롯데가 이기는 경기가 잦아 아주 신이 났다.

거실이 야구장인 줄 응원가를 불러댄다.


그러다가 지기라도 하는 날엔

얼굴을 싹 바꾸고 날을 세운다.

전민재 쟤는 공이 뜨겁냐 어 뜨거워.

날마다 앗! 뜨거! 하네.

지랄 났다, 지랄 났어.


나도 한마디 끼어든다.

사직야구장에 가면 최동원 동상이 있는데

그 옆에 묘비석이 있어요.

롯데 팬 하다가 울홧병 나 죽은 사람들.

오죽하면 꼴데라고 하겠니?


내가 롯데를 까면

금세 태도를 바꾸어 감싸고 나온다.

주전 선수가 다섯 명이나 빠졌다고 몇 번 말해.

잇몸 야구로 3위면 잘하는 거지.

시냇물 안타라도 치는 게 어디야.

시냇물 안타가 뭔데?

데굴데굴 흘러가는 안타지 뭐야.


오늘은 9위 하는 두산한테 빌빌거린다.

0-2에서 5-2로 뒤집었다가

5-7로 다시 뒤집어졌다.

햐! 또 지랄 났네.

우리 공격은 오뚜기 3분 카레고,

곰탱이들 공격은 사골 육수네.


국어 교과서 들고

비유를 가르치는 것보다

아이들 데리고 야구장 가면

시가 절로 나올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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