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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복단재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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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메리 Sep 13. 2023

4.A남vsB남:선택을 해야만 했다!

복잡하지만 단순하게 재혼해 살고 있습니다.

현실남과는 다르지만ㅎㅎㅎ 어쨌든 항상 선택지는 많긴 하다.

그렇게 어플로 여러번 퇴짜를 놓고 퇴짜를 맞던 무의미한 만남이 이어지다가!

괜찮은 남자를 만났다.

여러 남자 만나다가 다 놓치는 수가 있기에 괜찮은 남자를 만났으면 올인을 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 만나지 않았지만 대화가 잘 통했던 남자를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고민이 됐다.

어떻게 하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해 친구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윰! 누가 더 낫냐? 선택 좀 해줘 ㅠㅠ"


   A남
- 나이 : 5살 차이 (양띠)
- 직업 : 대기업 사무직

- 학력 : 인서울 전기전자과
- 시댁 : 양부모 돌아가심
- 형제 : 누나들
- 경력 : 이혼 5년 차

- 자녀 : 아이 둘 양육
- 키    : 175 cm
- 자산 : 10억
- 외모 : 사진 상 잘생김


   B남
- 나이 : 2살 차이 (개띠)

- 직업 : 
외국계중소기업

- 학력 : 지방거점국립대 기계과
- 시댁 : 양부모 계심
- 형제 : 외아들
- 경력 : 이혼 9년 차

- 자녀 : 아이 둘 비양육
- 키    : 183 cm
- 자산 : 1.5억
- 외모 : 사진 상 잘 모르겠음


윰: 난 개띠 별로더라

우리 쥐띠는 개띠랑 궁합이 안 맞아~~

그리고 A남이 인상이 좋네~

시부모님 없는 것도 좋구먼~


나: 그래? 개띠랑 궁합이 별로야?

근데 B남이 진짜 대화도 너무 잘 통하고 재밌어.

진짜 진짜...
그래서 이대로 한 번도 안 만나고 그냥 보내기엔 조금 아쉬운데...


윰: 아휴~ 대화 잘 통하는 게 무슨 상관이야~

A남이 돈도 더 많고 직업도 더 낫고 외모도 낫구먼!


나: 그런가... 하긴... A남 2번 만나 봤는데...

첫 만남에 꽃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고.
내가 책 이야기하니까 바로 그 책 읽고 감상 얘기해 주고...

매너도 좋고... 흠잡을 데가 없긴 하더라.


윰: 그럼 무조건 A남이고만! 왜 고민해?


나: 몰라... 그냥 B남이 아쉽네...

똑똑한 것 같기도 하고...


윰: 근데 결혼은 현실이잖아~

B남은 애도 비양육인데?

좀 찝찝하지 않아?

A남은 자기가 키우잖아.

책임감 있어 보이는데?


나: 아니. 근데 진짜 B남이 통하는 게 많다니까~

윰: 뭐 네가 결정할 문제지만
잘 생각해 봐~
근데 애 있는 돌싱남 말곤 없어?

너 정도면 미혼이나 애 없는 남자 만나야 된다니까!

나: ㅎㅎㅎ 
나야 뭐 누구든지 나 좋다면 땡큐지!

근데 그런 사람들은 만나보면 뭔가 좀...

나 같은 사람이랑은 차이가 좀 있어.

하다 못해 사별이랑 이혼이랑도 서로 이해 못 하는 걸~ㅎ

양육자, 비양육자도 서로 이해 못 하고 ㅎㅎㅎ

암튼 지금 최선이 그래!!


A남을 만나고 엄청 고민을 하다가 결국 B남을 만나지 않고 정리했다.

[해치지 않아요.]라고 위트 있는 쪽지로 대화를 튼 B남과 나는 정말 쉴 새 없이 카톡을 주고받았는데, 매너 있고 흠잡을 데 없는 A남을 만나고부터는 조금 시들어졌다.

그래서 그런지 B남은 어느 정도 눈치를 챈 것 같았다.


원래 계획에 없었는데 끼어든 건 B남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원래 B남 쪽지에 대답할 생각도 없었다고!
이미 포화상태였다고!
그런 상태에서 그 남자가 끼어든 거라서 ㅜㅠ
언제 만날지 약속도 못 정해둔 상태였다.

B남은 자꾸 만나자고 하는데 나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시간이 없다고 했었으니...

개인 사정이 생겼다고 죄송하다고 인사를 하는데 아쉽다고 쿨하게 정리를 했다.

깔끔한 정리에 B남이 더 아쉬웠다.

이렇게 만남도 갖지 않고 정리한 남자가 처음도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미련이 남았다.

그래서 그랬는지 카톡 차단도 하지 않았고 B남의 프로필도 따로 캡처하여 고이 남겨두었다.

그땐 굳이 쓸 생각을 한 건 아니었는데 그냥 그랬다.


당시 A남에게는 정말 진심이었다.
A남은 사진과는 좀 달랐지만 
그래도 중년 남자치고는 잘 생겼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의 남자였다.

친구들도 다 A남 좋다고 잘 만났다고 했다.

그런데 내 마음에 걸리는 문제가 있었다.


처음부터 나는 결혼할 남자를 찾는다고 얘기를 했고, 결혼할 생각이 없으면 나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다른 남자를 찾아야 하니 빨리 말을 해달라고 했다.

이때 A남은 자신은 원래 이혼하고 다시 결혼할 생각이 없었는데 나를 만나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며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정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멘트이지만 어쩌겠는가...

일단 알겠다고 하고 진지한 만남을 가져보기로 했다.


이혼한 지 5년이나 되었는데도 A남은 여전히 자유를 즐기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보였지만, 그래도 사람을 믿어야 뭘 하든 말든 하지 믿지 못하면 아무것도 못하니까, 이만큼 멀쩡한 사람 만나기도 힘드니까 나는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내 마음 속에 데드라인은 정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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