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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메리 Oct 04. 2023

15.남자의 결혼은 주변 사람들에 달려있다.

재혼도 마찬가지

복잡하지만 단순하게 재혼해 살고 있습니다.

출처:연애의과학

남편과 우리 딸과의 만남은 너무나도 순조롭게 통과하고,

그 이후로 틈틈히 자주 만나며 얼굴을 익혀갔다.


다음 관문은 남편의 지인들이었다.

남편이 연애를 시작하자 다들 축하한다며 관심을 보내고 나를 만나고 싶어했다.

내 친구들은 다 자기 사느라 바빠서 관심도 없었는데;;;


끼리끼리 유유상종은 동서고금 진리이니,

남편의 지인들을 미리 만나보는 것은 나에게도 중요한 문제였다.

독신은 대학교 동창 딱 한명 있었고, 다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 사람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사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언제 결혼하냐고 물어봤다.


신기했다.

나에게는 아무도 결혼하라고 묻지도 않고,

오히려 나를 뜯어말리는데,

남편 주변 사람들은 당연하게 결혼을 물어본다니.

결혼을 원하는 나에게는 좋은 신호였다.


연애는 여자가 결정하지만,

결혼은 결국 남자가 결정하니까.


남편의 고등학교 친구들과 테니스 클럽 모임 등 여기저기서 초대를 받았다.

다들 남편을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라며 우리를 축복해 주었기에 내가 이번에는 사람을 정말 잘 만났나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아도 남편의 지인들이 다 좋은 사람들 같았다.

예의가 어긋나거나 나쁜 사람들이 없었다.

남편이 만나는 여자마다 별로라며 토를 달았다는 친구가 있었는데,

정말로 처음 만났을 때 잔뜩 경계태세로 나를 바라보는 듯 했다.

그러다 나는솔로 이야기로 한마음 한뜻이 되었고, 그렇게 정상 판정을 받았다.


이렇게 친구들 뿐만 아니라 회사 사람들까지도 여친 생긴 걸 축하해주는 걸 보며,

사람들한테 사랑받는 팔자가 진짜 있네 싶었다.

이런 외모로 어떻게 이렇게 사람들한테 사랑 받는 걸까?

어떻게 이렇게 어두운 티클 하나 없이 살아온 걸까?

어떻게 이렇게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을까? 

아무리 남자는 외모보다 능력이라고 하지만,

그것도 지금 시대에선 옛말 아닌가.

'나는솔로'만 보더라도 여자들이 남자 외모를 얼마나 많이 보는가...


자기 자신에게 항상 칭찬해주고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그 모습이

처음엔 허세인가 싶어서 엄청 웃었는데,

만나면 만날수록 그게 아니었다. 

본인의 노력을 믿고,

꾸준히 해내는 과정을 전혀 지루해하지 않고,

매일 매일 아주 작게 나마 나아지는 성취를

크게 기뻐하고 대견해하는 성정이었다.

그래서 이런 남편의 모습을 알고 좋아하는 것 같았다.

좋은 사람 곁에 좋은 사람만 모인다는 말이 이런건가 싶었다.


그에 비해 나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스스로를 자주 한심해 했고,

그래서 툭하면 땅굴파고 들어가다가,

겨우겨우 나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살아갔기에,

그런 남편을 보면서 정말 질투가 느껴졌다. 

그런 모습이 너무 존경스러워 사랑스럽다가도,

혼자만 행복한 세상에서 사는 것 같아 너무 미워지기도 했다.


어쨌든 남자와 친한 사람들의 결혼 여부.

이것도 중요 포인트였다.

주변 사람들이 다 결혼해야 더 절실히 외로움을 느끼고 결혼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남편은 결혼을 꼭 해야겠단 생각 같은 건 안했다고 말하는데,

그거야 당연히 연애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판국에 결혼은 당연히 생각 못 했겠지...


이런 얘기하면 자기도 뭐 아무 여자나 만나는 건 아니라고 여자보는 기준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글쎄다.

기준이야 있었을 거라고 생각은 한다.

여자에 대한 기준이 있었다는 남편님. 가덕도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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