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와 임팩트투자는 어떻게 다를까?

6가지 관점에서의 차이

by 황정환 김앤장

수조원의 자금을 다루거나 감독하는 사람들 중 일부도 ESG와 임팩트 투자라는 용어를 종종 혼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ESG와 임팩트 투자는 다릅니다. 두 개념은 상호 배타적인 개념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는 자본 운용의 두 기능입니다.


1. ESG와 임팩트 투자, 탄생의 기원과 주체는?


ESG는 2004년 UN과 IFC 등 공공 부문이 주도하여 등장했습니다. 투자 의사결정 시 비재무적 요소(환경·사회·거버넌스)를 고려하도록 하는 금융 시장의 '공통 기준'을 마련하려는 시도였습니다. 이는 유럽 중심의 규제와 정책 환경 속에서 리스크 관리와 공시 표준화의 도구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ESG는 본질적으로 ‘비교 가능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기능해 왔으며, 최근에는 이중중대성, 전환금융,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논의 등으로 확장되고 있지만, 그 출발점과 중심축은 여전히 공시와 평가라는 프레임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반면, 임팩트 투자는 2007년 록펠러 재단 등 민간 부문이 주도했습니다. 자선가와 기업가들이 "재무적 수익과 측정 가능한 사회적 임팩트의 동시 추구"를 목표로 시장을 형성했으며, 민간 자본의 인센티브를 통해 실제 자본 흐름을 변화시키는 '행동'에 초점을 맞춥니다.

즉, ESG가 규제·공시·표준화라는 '프레임워크'을 만들었다면, 임팩트 투자는 그 안에서 성과 측정과 자본 배분의 효율성에 더 큰 비중을 두며 자본을 움직이는 '동력(엔진)'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이 차이는 ESG가 ‘질서를 만드는 언어’라면, 임팩트 투자는 ‘자본을 실행하게 만드는 언어’라는 점에서 더욱 분명해집니다.




2. ESG와 임팩트 투자를 정의 하는 세가지 원칙


첫째, 재무수익성


임팩트 투자는 기부가 아니라 투자입니다. 사회적·환경적 임팩트와 함께 최소한의 원금 회수부터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수익까지, 재무적 성과에 대한 기대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는 임팩트가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작동하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다만 임팩트 투자는 수익률에 대해 유연한 접근을 취합니다. 해결하려는 사회 문제의 난이도와 성격에 따라 시장 수익률을 추구할 수도 있고, 더 큰 임팩트를 위해 일부 양보적 수익률을 수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자본의 스펙트럼’을 인정하는 점이 임팩트 투자의 핵심적 특징입니다.

이는 임팩트 투자가 ‘수익을 포기하는 투자’가 아니라, 문제의 성격에 맞춰 수익과 임팩트의 조합을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투자임을 의미합니다.


둘째, 의도성


투자의 결과가 우연히 좋았다고 해서 임팩트 투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팩트 투자는 투자 설계 단계부터 특정한 사회·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명확하고 의도적인 목적이 내재돼 있어야 합니다. 이 의도성은 ESG와 임팩트 투자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입니다. ESG가 리스크를 회피하고 규제를 준수하려는 수동적 방어(Do No Harm)라면, 임팩트 투자는 자본을 통해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능동적 개입(Do Good) 입니다. 물론 최근 ESG는 적극적 주주 행동, 전환 전략 참여 등을 통해 ‘Do Better’의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지만, 그 중심 동기는 여전히 리스크 관리와 기준 충족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임팩트의 의도성과는 구조적 차이가 존재합니다

의도성은 임팩트라는 ‘창’의 방향을 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셋째, 측정과 관리 (추가성)


좋은 일을 했다는 선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투자자는 발생한 사회적·환경적 변화를 투명하게 측정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과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진정한 임팩트 측정은 단순한 결과값(예: 교육받은 학생 수)을 넘어 ‘추가성’을 묻는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즉, “탄소를 100톤 줄였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 투자가 없었다면 이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인가”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수치 보고를 넘어, 그린워싱을 차단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입증하는 핵심 기준입니다.

"이 투자가 없었다면 이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인가”. 이 추가성의 질문은 임팩트 투자와 일반 ESG 성과 보고를 구분하는 가장 엄격한 기준이자, 그린워싱을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핵심 기준입니다.




3. ESG와 임팩트 투자가 다른 6가지 방식


그림21.png ESG와 임팩트 투자와의 6가지 차이점 요약, 황정환 센터장 재구성


1. ESG는 프레임워크, 임팩트 투자는 전략입니다.


ESG는 이해관계자가 기업의 리스크와 기회 관리 역량을 파악하도록 돕는 유용한 프레임워크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이미 발생한 활동을 평가하는 ‘사후적 성적표’에 가깝습니다. 물론 이러한 평가는 미래 의사결정에 활용될 수 있지만, 출발점은 과거에 있습니다. 이 점에서 ESG는 ‘무엇이 잘 관리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도구이지, ‘무엇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가’를 직접 규정하는 도구는 아닙니다.


반면 임팩트 투자는 처음부터 미래를 겨냥하는 ‘전략’입니다. 그 핵심에는 ‘의도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즉, 투자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명확한 사회적·환경적 목표(SDGs 등)를 설정하고 측정 가능한 결과를 만들어내려는 이 의도야말로, 운용사와 투자자 모두에게 결과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며 실체 없는 ‘임팩트 워싱’을 막아내는 가장 강력한 첫 번째 방어선입니다.


2. ESG는 수탁자 책임 심사를 받지만, 임팩트는 그렇지 않습니다.


ESG는 사회·환경 이슈를 고려하는 유용한 렌즈이지만, 자산운용 과정에서는 해석과 적용에 상당한 재량을 요구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재량이 수탁자 책임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연기금과 같은 대형 기관투자자의 경우, ESG 요인이 수익자의 최선의 이익이 아닌 운용자의 윤리적 판단이나 제3자의 부수적 이익에 기반했다면 충실 의무 위반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습니다. 물론 ESG 요인이 재무적 리스크·기회와 합리적으로 연결될 경우, 이는 수탁자 책임과 양립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해석이 확대되며, ESG를 재무적 위험 관리와 장기 가치 창출의 도구로 정합적으로 통합하려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면 임팩트 투자는 독립적인 투자 전략으로 설계되며, 투자자는 사전에 재무적 수익과 사회적 임팩트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관리자의 의도를 인지하고 참여합니다. 이 때문에 임팩트 투자는 ESG와 달리 수탁자 책임 논쟁의 중심에 놓이지 않습니다.


3. ESG는 리스크 완화 또는 기회가 될 수 있으나. 임팩트는 모두 해당됩니다.


ESG는 조직의 환경·사회·거버넌스 성과를 기존 표준에 따라 평가함으로써, 투자자가 규범을 충족하지 못하는 국가·부문·기업을 배제하거나 선별해 리스크를 완화하도록 돕는 접근입니다. 이는 이미 보고된 데이터와 과거 성과를 기반으로 한 상대적 우열 판단에 가깝습니다.


반면 임팩트 투자는 아직 성과가 드러나지 않은 미래의 기회를 바라봅니다. 이 과정에서 임팩트 투자는 ESG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거나 불완전한 영역에서도 가설과 연구에 기반해 리스크와 기회를 선제적으로 통합하며, 이 자체가 새로운 기준과 데이터를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낮은 노동 기준 국가에서 더 나은 노동 환경을 새롭게 구축하려는 기업처럼, 기존 데이터가 거의 없는 영역에 자본을 투입합니다. 이 과정에서 임팩트 투자자는 연구와 가설에 기반해 사회·환경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통합하며, 이러한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하는 기업일수록 자본 비용이 높고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임팩트 투자는 장기적 기업 가치와 성과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작동합니다.


4. ESG는 일반적으로 재무적 측면을 우선하는 프레임워크인, 임팩트 투자는 일반적으로 재무, 사회, 환경 임팩트에 동일한 가중치를 둡니다.


ESG는 사후적 측정치에 기반한 프레임워크로서, 수탁자 책임의 원칙상 재무적 성과를 우선하는 구조를 갖습니다. 환경·사회적 성과는 투자가 이루어진 이후 평가되며, 주된 가치는 재무적 수익에서 발생합니다.


반면 임팩트 투자는 투자 설계 단계부터 재무적 성과와 사회·환경적 성과를 동등한 목표로 고려합니다. 재무적 수익이 양(+)인 한 투자 초기에는 사회적 및 환경적 이익을 우선시할 수도 있습니다. 임팩트 투자자는 재무 성과와 사회·환경 성과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상호 강화되는 관계, 즉 공성선에 있다고 보며, 이러한 관점에서 임팩트 투자는 수익을 희생하는 방식이 아니라 장기적인 재무 성과를 증대시키는 전략으로 작동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ESG가 ‘가치 훼손을 방지하는 최소 기준’에 가깝다면, 임팩트 투자는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는 최대화 전략’에 가깝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5. ESG 중심 투자는 주로 공공 시장을 대상으로하고, 임팩트 투자는 주로 민간 시장대상으로 합니다.


ESG 중심 투자는 공개적으로 보고된 데이터에 기반하기 때문에 주로 공공 시장, 즉 상장 시장에서 작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충분한 공시 정보만 있다면 어떤 기업이든 ESG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는 과거 성과를 비교·선별하는 데 유리합니다. 반면 임팩트 투자는 역사적으로 민간 시장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사회·환경 문제에 대한 해결에는 장기적 관점의 자본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스타트업의 성장과 상장 과정이 이어지면서 임팩트 투자의 무대도 점차 공공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비록 공공 주식 시장에서는 ‘추가성’을 직접적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임팩트 투자는 자본 배분과 신호 효과를 통해 시스템 차원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역할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임팩트 투자가 반드시 비상장 시장에만 머무르는 개념이 아니라, 공공 시장에서도 자본의 방향성과 신호를 통해 구조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6. 모든 임팩트 펀드는 ESG를 준수하지만, 모든 ESG 펀드가 임팩트인 것은 아닙니다.


모든 임팩트 투자는 ESG 요소를 투자 프로세스에 통합하지만, 모든 ESG 투자가 임팩트 투자인 것은 아닙니다. 임팩트 투자는 본질적으로 미래 지향적이기 때문에, 과거의 성과를 평가한 ESG 결과를 미래 투자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며 동시에 필수적입니다.


반면 ESG 펀드는 이미 발생한 활동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두기 때문에, 그 결과를 통해 새로운 사회·환경적 변화를 직접적으로 만들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컨대 ESG는 고배출 기업을 배제하는 데에는 효과적이지만, 임팩트 투자는 온실가스 감축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기업에 자본을 투입함으로써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이 점에서 ESG는 임팩트 투자의 입력값이며, 임팩트 투자는 ESG를 넘어선 출력값을 지향합니다.


ESG는 ‘무엇을 피할 것인가’를 알려주는 도구라면, 임팩트 투자는 ‘무엇을 만들어낼 것인가’를 규정하는 전략입니다.




정의보다 중요한 질문: 무엇이 임팩트 투자가 아닌가


임팩트 투자 시장은 목적과 목표를 명확히 정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지만, 임팩트의 경계와 기준을 둘러싼 해석의 다양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무엇이 임팩트 투자인지에 앞서, 무엇이 임팩트 투자가 아닌지를 구분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특히 ESG와 임팩트 투자가 혼동될 경우, 임팩트 투자가 지향하는 의도적 변화와 책임 구조는 흐려지고 자본은 비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보다 정교한 투자 대화를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자본을 실제로 필요한 곳에 유도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가속하는 데 기여합니다. 미래의 비즈니스와 금융은 사회·환경적 가치를 필수 요소로 통합하게 될 것이며, 이때 과거의 평가와 미래의 설계를 구분하는 지식은 사람과 지구 모두의 지속가능한 성과를 위한 핵심 조건이 됩니다.


THOUGHT LEADERSHIP


ESG와 임팩트 투자의 차이를 정리하는 것은 단순한 용어 정의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우리의 자본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에 대한 본질적 질문입니다.


이 지점에서 몇 가지 질문이 필요합니다. ESG 점수가 높은 기업들은 과연 구조적으로 변하고 있을까요?, 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것과,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것은 같은 일일까요? 임팩트 투자가 더 정교한 개념이라면, 왜 여전히 자본의 주변부에 머물러 있을까요? 의도와 측정은 충분하지만, 그 규모와 속도는 과연 현실을 바꾸기에 충분할까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은 "변화를 실제로 강제하는 자본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ESG는 위험을 식별하고 피하는 데 탁월한 방패입니다. 임팩트 투자는 미래의 기회를 겨냥하는 창입니다. 그러나 방패만으로는 전진할 수 없고, 창만으로는 버틸 수 없습니다. 모든 기업이 임팩트 기업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임팩트가 아니더라도, 변화의 경로 없이 남아 있을 수 있는 기업은 없습니다.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가 앞으로의 핵심 과제입니다.


그래서 이제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합니다. “ESG인가, 임팩트인가?”가 아니라, “우리의 자본은 지금 위험을 피하고 있는가, 아니면 미래를 만들고 있는가?”라는 질문입니다.


글로벌 자본은 재무적 수익과 사회적 가치가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하며 강화하는 공성을 가진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영진은 이제 한쪽에는 '리스크 관리의 안경(ESG)'을, 다른 쪽에는 '기회 포착의 망원경(Impact)'을 써야 합니다.


2030년의 지속가능한 미래는 단순히 ‘착한 기업’들의 것이 아닙니다. 사회적·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자 비즈니스 모델임을 증명해내는 기업들, 다시 말해 이기는 기업들의 것입니다.


PROVE IT

우리의 기업과 자본은 지금 방패만 들고 있습니까, 아니면 창을 함께 쥐고 있습니까.



본 포스팅은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SSIR)에 게재된 Jaclyn Foroughi의 기사 | "ESG Is Not Impact Investing and Impact Investing Is Not ESG" 참고해, 핵심 논지를 필자의 해석과 보완을 통해 재구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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