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나만의 여행지 성향이 있다. 사람이 별로 없는 조용하고, 특별히 할게 없어도 맛있는 음식이 딱 1가지만 있으면 되는 그런 곳을 좋아한다. 이런 나의 성향과 맞는 여행지가 국내외에 몇 군데가 있다. 그중 국내 여행지에는 얼마전 충주가 추가 됐다.
사실 충주를 방문하기 전까지 청주인지 충주인지 헷갈릴 정도로 정확한 위치도 몰랐다. 그런 충주를 지인의 친구분이 충주에서 카페를 운영하신다 해서 내가 상당히 좋아할 것 같다며 아는 지인들과 함께 가기로 했다.
충주는 서울에서 약 2시간이 걸리며, 인구는 20만정도의 작은 도시이다. 신기한 점은 도로에 신호등을 찾아보기가 어려워 사람들이 차도를 마구잡이로 가로질러 걷는다.
충주에 있다는 지인의 친구분이 운영하는 카페는 성내동이라는 동네에 위치해있고, 그 동네는 나름 예전의 시내라고 한다. 하지만 정말 조용하고 작은도시다. (시내라는 사실을 듣고 모두가 놀랬다.)
카페는 그런 충주와 제법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좁은 골목을 들어가면 초록색 바탕에 '작업실'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그리고 나무 문을 열면 조용한 음악과 따뜻한 냄새가 난다. 카페 구석구석에는 사장님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소품들로 꾸며져있다. 사장님께서 필름 사진을 찍으시고 독립출판으로 책을 출판하셔서 이곳 저곳 책과 카메라가 많았다.
우리는 샌드위치와 스프, 그리고 티라떼를 주문했다. 샌드위치와 스프를 준비하는 동안 풍겨오는 구수한 냄새까지 이 카페와 어울리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샌드위치는 지인의 추천대로 아주 맛이 있었고, 스프는 내가 먹어본 스프 중에 가장 맛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스프 맛집이였다.
크팸차우더 스프였고, 양파와 바지락 조개가 들어가있었다. 이 스프가 먹고싶어서 다시 충주를 찾아오고 싶을 정도다. 나는 밑 바닥이 다 보일 정도로 스프 한그릇을 싹싹 비웠다.
그리고 티 라떼까지 마시며 카페를 찬양하고 있는 동안 카페에 여러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충주 성내동에 사랑방인 것 같다. 근처 상점 주인분들이 오셔서 우리처럼 스프나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주방 옆 한켠에 마련된 사장님 자리에 앉아 사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는 주로 손님들의 이야기고 본인의 고민부터 속상한 일까지 이야기가 다양했다.
사장님은 주문한 음식을 만드시면서 이야기를 듣고 호응을 해주고 계셨다. 그렇게 그들은 이곳에 본인의 작은 응어리를 툴툴 털고 간다.
나도 우리 동네 이런 곳이 있다면 매일 왔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1박 2일 충주 일정의 80%는 이 카페에서 보냈다. 이튼날도 혼자 카페에 와서 샌드위치와 스프를 먹으며 일을 했고, 일을 하는 동안 사장님은 나에게 에그타르트도 맛을 보게 해주셨다.
특별히 한 일은 없는데 마음이 따뜻해지고 치유되는 공간이다. 아마 이 공간에 대한 사장님의 애정과 음식을 향한 정성 어린 사장님의 마음들 때문이 아닐까?
매일 스프의 맛은 달라진다. 그래서 그 스프를 먹기 위해서라도, 이곳을 오기 위해서라도 충주에 또 오고싶고, 오랜 기간 머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