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2 첫 출근

by 테지

내 인생에서 아르바이트를 제외하고 사회에 내디딘 어려운 첫걸음이 시작되었다. 출근하게 된 회사는 무역단지 내에 있어 외곽이었고 일반적인 대중교통으로는 출, 퇴근이 어려운 곳에 위치하였다. 지금은 운전을 꽤나 잘하고 다닌다고 자부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운전 한번 해보지 못한 장롱면허였다.


출근까지 대략 1주일 정도 시간이 있었고, 집에 있는 차로 출 퇴근길 운전연습을 계속하였다. 제법 도로에 익숙해지고 나니,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회사의 규정에 따라, 정장을 입고 출근을 해야 하는데 정장이라곤, 면접용 정장 하나뿐이었다. 부랴부랴, 아웃렛에 가서 여벌 정장과 와이셔츠를 몇 장 사고 출근 준비를 완료하였다.


대망의 첫 출근을 하는 아침 당일,

부모님은 제법 걱정이 되셨는지 이른 아침부터 옷이며, 아침이며 준비해 주셨다. 현관문을 나서며, 첫 번째 미션인 '안전하게 회사에 출근 하자'를 되뇌며 출발을 하였다. 준수하게 도착한 것 같다.


그렇게 3층으로 올라와, 해외영업부 사무실을 찾았다. 약 30명 넘게 앉을 수 있는 책상이 있었고, 나는 내 자리 앉아서 하념 없이 기다렸다. 한 분, 한 분 들어올 때마다 일어서서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를 하였다. 인사를 받아주시는 분도 계셨고, 크게 대꾸하지 않는 분도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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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분들이 미생에서 보듯이, 힘없이 걸어온 후 한숨을 쉬며 자리에 앉았다. 그러던 와중, 같은 팀원으로 보이는 분들도 자리에 다들 앉으셨다. 아무 말 없는 5분이, 5시간 같았다. 팀장님께서 "자, 미팅"이라는 말과 함께 팀원분들이 회의실로 갔다.


처음 회사생활이라 어리바리했다. 지금생각해 보면 바보 같은 질문이지만, "저도 가나요?"라는 질문을 했다. 돌아온 무뚝뚝한 답변, "네."였다. 미팅을 하면서, 업무 이야기를 주고받으셨고, 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냥 듣고만 있었다. 미팅이 끝나갈 때쯤, 팀장님은 "오늘부터 같이 일하게 된 A 씨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렇게 나의 첫 미팅은 끝이 났다.


자리로 돌아와, 오전동안 이메일 세팅을 하고 회계팀에서 불러서 막 불려 다니고 하니 점심시간이었다. 사실 잘 모르는 사람들과 점심 먹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 밥을 어떻게 먹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밥을 먹고, 부장님은 날 불렀다.


" 커피 좋아해? "

" 네."

" 그럼 믹스커피 한잔 마시자, 저기 가면 있어."


나의 첫 업무는 부장님과의 커피믹스타임이었다. 내심 속으로는, 내가 이러려고 회사에 입사했나 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커피를 마시며 부장님께서 내가 해야 하는 업무, 회사의 방향성, 앞으로의 교육 방안을 알려 주셨다. 그 후, 난 2-3번의 커피타임을 더 가졌다.


어느덧, 퇴근 시간이 다가왔고, 일을 마친 분들은 하나, 둘 자리정리를 하였다. 나도 퇴근을 해보려고 자리를 정리 조용히 하고 있었다. 팀원분들이 가시면 나도 가야지,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나 포함 우리 팀은 4명이었는데, 3분이 일어나시길래 아 퇴근하는구나!라는 생각과 나도 함께 일어섰다.


내 사수 선배는,

"저녁 드시게요?"라고 물었고,

나는,

"네? 퇴근하시는 거 아니신가요?"라고 하니

"아 저는 야근해요, 먼저퇴근하세요."라고 하였다.


나는 말없이 저녁식사를 하러 식당에 같이 갔고, 첫 출근에 첫 야근을 함께 하게 되었다.

'앞으로, 쉽지 않겠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사무실의 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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