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푸른 봄

1-1. 어린 날의 패기(2)

by 테지

글에 앞서,

농구를 좋아하고, 힙합음악을 좋아해서 난 흑인에 대하여 동경을 하고 있었다. 무언가 흥이 있을 거 같고, 멋있을 거 같고, 나와는 전혀 다른 멋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기나긴 비행을 끝으로, 드디어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겠다.라는 기대를 가지고, 내가 머물기로 한 집에 도착을 하였고, 초인종을 눌렀다. 그때 당시에 심장이 진짜 터질 것만 같았다. 어떤 사람과 함께 지내는지, 어떤 집에서 나는 지내게 될까?라는 생각에 영국생활에서 가장 긴장했던 시간이다.


식은땀과 함께 엄청난 긴장 한 나 자신이 우스워지는 순간이었다. 그 이유인즉슨,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순간 집에 잘못 찾아왔나? 싶어, 종이를 꺼내 주소를 비교해보고 확인해보았지만 정확한 주소에 정확한 집으로 난 온 것이다.


한 30분이 지나고, 해가 지고 영국 특유의 어둑어둑한 날씨가 되었을 무렵, 또 다른 느낌으로 긴장이 되었다.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채로, 문 앞에 앉아있었다. 골목 끝 어귀에서, 엄청 덩치가 좋은 흑인이 걸어왔다.

진짜 그 모습을 보았을 때, 영국에서 가장 긴장한 시간은 새로이 갱신되었다. 속으로, "아.. 진짜.. 재수 없네.. 어떻게 오자마자 돈 다 뜯기게 생겼네.."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상당히 괜찮은 척 이어폰에 노래를 크게 틀어서 듣고 있었다.


"제발, 제발, 나한테 오지 마라. 그전에 다른 집에 들어가라. 아니면 누가 나와서 나 좀 데리고 가줘라.."속으로 계속 외치면서 태연한 척했다. 그 덩치는 나에게 점점 다가왔고, 처음으로 내가 동경하였던 흑인의 모습은 동경에서 무서움으로 바뀌었다.


그 덩치는, 그 특유의 걸음걸이, 제스처 등을 보이며 큰 소리로 내 이름을 외쳤다. 그때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 어? 왜 내 이름을 알고 부르는 거지?, "오.. 드디어 집에 들어가겠다.." 내가 무섭게 생각했던 덩치는 나의 집주인이었다.


그렇게 첫 만남은 시작되었다. 집의 구조는 1층, 2층으로 나뉘어있었고 1층에는 집주인이 지내고, 2층에는 학생들이 지내는 구조였다. 사실상 집은 깨끗하거나 좋거나 하지 않았다. 2층에 올라가 짐을 풀고, 편하게 있으려고 하였는데, 1층이 엄청 시끄러웠다. 그 이유인즉슨, 집주인의 친구들이 5명이 놀러 왔다.


강력한 첫인상이었다. 흑인과 영국 생활의..

그 친구들은 나를 엄청 신기하게 쳐다봤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온 작은 남자 학생처럼 보였을 테다. 뭐 첫날부터 신나게 놀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공포라고 느꼈던 것은 흑인이 아니라 그 상황이었던 것 같다.


지금도 전화 통화하고, 연락하고 엄청 잘 지내고 있다 집주인과.

난 그때 사실 집을 바꾸고 싶었지만, 또 한편으론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경험해보겠냐며 버티기로 하였다.

그 결과, 난 한국에 오는 그날까지 그 집에서 먹고 지내고 마시고 놀았다.


첫날을 다이내믹하게 보내서 그런지,

집주인 (Dean)은 나에게 아침에 학원까지 데려다준다고 하였다. "오! 덕분에 엄청 편하게 가겠는걸!"

하고 차에 올라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다시피, 영국은 우측에 운전자 석이 있다. 좌측에는 조수석이 있고,

상당히 어색했다. 자연스레 나는 오른쪽으로 가서 조수석에 타려고 하였는데, 딘은 나에게 (이 새끼 뭐 하냐?)라는 표정으로 운전할래?라고 물어봤다. 자연스레 다시 조수석이 있는 좌측으로 갔고, 잘 몰랐다라고 설명을 하였다.


출발을 한 지 5분 정도 지났을까? 차에 먹다 남은 콜라, 맥도널드 봉투를 집어 들더니 창문 밖으로 던져버렸다. 충격적이었다. 그러곤, 딘은 날 보고 웃으면서 " Welcome to UK. "라고 하였다. 미친놈이다.


한창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나니, 엄청나게 큰 광장이 보였다.

내가 공부하는 곳은 밑에 사진이 있는 공원에서 1분 거리에 있었고, 적응을 하고 나서 늘 저기서 누워있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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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큰 공원에 자유롭게 노다니며, 친구들이랑 술도 마시고 대화도 나누고, 배구도 하였던 기억이 난다. 주변의 누군가, 영국에 간다고 한다면 런던 같이 대도시도 좋지만, 브리스톨을 꼭 추천한다. 나의 제2의 고향, 브리스톨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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