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푸른 봄

1-2. 어린 날의 패기 (3)

by 테지

하루하루 영어실력은 조금이나마 성장하는 게 눈에 보였고, 난 아직도 여전히, 딘과 함께 잘 지내고 있다. 언어능력 성장의 방법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학원을 다닐 수 도 있고, 개인적으로 공부를 할 수도 있고, 친구들과 놀 수도 있고, 물론 연애를 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다.


난, 학원에서 공부도 하였지만, 친구들과 노는 쪽을 택했다. 영국에서 공부하였지만, 영국 친구들 보다는 남미 친구들, 이태리 친구들, 스페인 친구들이 더 많았다. 오히려 다양한 친구들로부터, 다양한 이야기와 다양한 억양을 들을 수 있었던 점은 좋았다.


가장 친했던 친구는, 이태리 친구와 파나마 친구였다. 한 번은 이태리 친구들과 레지던스에서 술을 마셨다. 난 뭐 사갈까?라고 물어봤지만, 이태리 친구는 아무것도 없이 건강한 간과 몸만 오라고 하였다. 그때까지 사실 난, 뭐 그냥 가면 되겠구나 하고 도착하였다. 술자리는 언제나 즐겁고, 친구의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다양한 공간임이 틀림없다.


한 친구는 보드카를 한 박스, 또 다른 친구는 핫 식스를 한 박스, 또 다른 친구는 어디서 구했는지도 모르는 양동이에 얼음을 가득 챙겨 왔다. 물론 안주는 없었다. 안주는 한국에만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도 강하게 뇌리를 스쳤다. 대신, 분위기라는 좋은 안주는 있었다.


술자리는 어느덧, 끝을 향해 달렸고, 다음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다. 혈기왕성한 20대의 종착지는 클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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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던 '프리즘'이라는 클럽이었고, 가서 또 술을 마실 생각에 취기가 더 올랐던 것 같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클럽에서 취한 사람이 있으면 보디가드들이 데리고 나가는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 끌려나가는 사람이 나였으니 말이다.


친구들과 들어가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듣고 놀고 있었다. 그때 당시, 난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아니면 술에 뭐가 있었나? 하는 기분이 들정도록 몸이 붕- 뜨는 느낌을 받았다. 오 그때, 그 순간 너무 기분이 좋았다. 하늘이 나는 기분인가? 했다.


그 기분이 얼마 가지 않아, 난 차가운 아스팔트의 느낌을 받게 되었다. 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고, 나는 보디가드들에게 끌려 나왔던 것이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더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이유로 끌려 나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거니 이해가 되지만, 그때 당시에 혈기왕성한 20대라서 그런지 나는 괜한 오기와 객기를 부렸다.


친구들과 옷을 바꿔 입고,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입장을 했다. 그리고 또 신나게 놀았고, 또 어김없이 몸이 붕 뜨는 기분 좋은 느낌을 받았다. 그 기분의 끝은 똑같았다. 나의 객기는 끝에 달았다, 하다 하다 이제 보디가드 랑 싸우게 되었다. 키 작은 내가, 그 덩치 큰 흑인들과 싸우고 욕하고 한다는 게 너무 웃기는 상황이지만, 그때 당시엔 난 누구보다 전투력이 높은 사람이었다.


누가 이겼냐고? 묻는다면,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난 처참히 패배하였다.


기억도 안 날뿐더러, 다음날 아침 온몸에 멍이 들어있었다..

전투력만 높고, 술에 많이 취한 동쪽 어느 아시아 나라에서 온 학생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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