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어린 날의 패기 (4)
NBA를 자주보고, 힙합노래를 들었던 나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흑인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특히나, 그 흑인 특유의 인사와 Bro라고 말하면 하는 것들을 정말 멋있게 생각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영국에서 삶과 집주인(딘)과의 관계가 돈독해졌다.
나는 속으로 이때다 싶어서, "호칭을 Bro라고 불러야겠다" 마음을 먹었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자연스레 술 한잔을 기울였다. 오프너가 멀리 있어서, 자연스럽게 난 "Give me that Bro!"라고 말했다.
아주 자연스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표정은 안 좋게 변했다.
딘은 아주 단호한 표정과 단호한 말투로,
"Do not say Bro!, We're not bro!"라고 하였다.
알딸딸했던 나의 정신이 번쩍하였고, 술을 깼다. 아차, 실수했구나 싶었다. 그래서, 난 횡설수설 하며,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그렇게 안 부르겠다고 하였다. 등에선 식은땀이 났고, 큰일이 나겠구나 싶었다. 그런 나의 모습이 웃겼었는지, 딘은 참고 있던 웃음을 터트리며 내 등을 힘차게 때렸다.
그리고 딘은 큰소리로 웃으면서,
"Here it is Bro!" 하면서 나에게 말을 해주었다.
그 순간, 난 진정한 가족이 된 기분이었다. 밥이 냉동이면 어떠한가, 집이 조금 좁으면 어떠한가,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기는 순간이었으니 그 어떠한 것도 중요치 않았다. 이후 자연스레 bro라는 말이 잘 나왔고, 심지어 딘의 친구들과도 브로라고 하며 지냈다.
엄청난 패기였던 거 같다. 이 시절의 패기가, 나의 나머지 영국의 삶에 엄청난 원동력이 되었다. 어딜 가던, 무서운 게 없었고, 누구에게 말을 거는 건 전혀 두렵지 않았다.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거칠게 없었던 것 같다.
근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 집주인은, 전통 영국 태생이 아니라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였다. 어쩐지, 한 번은 속으로 "너 한번 땀 뻘뻘 흘려봐라."라는 생각으로 불닭볶음면을 끓여서 먹으라고 만두랑 함께 줬었다. 사실 나도 먹으면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맥주를 벌컥벌컥 마셨다.
딘은 맛있다면서 더 달라고 하면서 먹었다. 내가 너 왜 이렇게 잘 먹냐? 이렇게 물었는데, 아주 단순한 대답이 돌아왔다. "Cuz i'm African!" 그리고 만두를 먹으면서, 이런 슈퍼 푸드는 어디서 구했냐고 나에게 돈 주더니 사 오라고 했다.
뭐 잘 먹으니, 기분은 좋았다.
다음에 영국 가게 되면 사줄 생각이다.
가끔 보고 싶네, b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