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 유등(流燈)

by 배종영

접시 위에 기름 졸아드는 것은

곧 끝날 일이니

오늘 밤은 유등이 또

두근두근하다 이내

울렁거린다.

놓아 주듯, 등을 떠밀 듯

등(燈)을 놓는 것은 늘 기슭의 마음

한때 밝았던 마음 한쪽을 뚝 떼어 물에 띄우면

등은 또 어둠을 밀며

자기 발밑을 밝힌다.

산이, 들판이 기슭에서 그 이름을 버리고 강으로 걸어가듯

마음의 기슭에서 마음을 버리고 등(燈)의 등을 떠민다.

그러나 유등,

툭 멈추지 않고 다만 흐를 뿐

흐르다가 다시 물의 가장자리 풀섶 어디쯤

멈칫거린다.

일렁인다는 것은

아주 떠나지는 않겠다는 것,

떠났으나 아직 차마 머뭇거리겠다는 것,

어두워질수록 더 붉게 타는 물빛

작정하고 보내는 기슭의 마음은

무수히 되돌아온 물주름으로

다시 별 밭을 이루지만

어둠만 총총할 뿐 그 별 밭엔 이미

아무것도 자랄 수가 없다.

작정하고 잃어버린 그 자리에

피지직, 심지 하나 꺼진다.

칠흑의 마음을

눈 뜬 손으로

또 더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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