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의 고민

by 배종영

봄, 나무들이 고민 중이다.

사람은 한 가지의 고민을 할 수 있어 사람일 것이지만 나무는 가지

끝마다 방향이 고민이다. 서로 부딪치지 않게 고개를 내밀어 얼굴 가

득 햇볕을 발라야 한다.

집열판을 달고 기울기를 맞춰 태양을 근무 중이다. 일몰 이후에는 노

동하지 않는다. 나무들에게 야근은 없다.

흔들리는 지혜의 끝에는 부러지지 않으려는 목적이 매달려 있다. 바

람의 반경을 배우고 바람보다 더 휘어지려 노력중이다. 오직 흔들리지

않기 위해 흔들릴 뿐이다.

열매가 동그란 것은 두 가지의 계획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슬하를 떠

나려는 발톱을 감추고 모서리도 둥글게 연마하려 한다.

근친의 그늘을 벗어나려는 열매는 달력, 내년의 달력이다 작은 달,

큰 달을 적절히 섞고 달 속에 빨간, 파란 색깔의 꿈을 키운다.

꿈의 여린 속살을 단단한 집 속에 감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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