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山門

by 배종영

시시비비를 가리는 법치法治들

옛날에는 다 산문 안에서 배웠다.

적요란, 가지런한 밑줄 같아서 긴 물소리로 동그라미를 치고 뉘엿뉘

엿 저녁 햇살로 한 밤의 별표를 미리 꺼내기도 했었다. 민둥머리 사람

들은 도덕의 최소한最小限인 법조차도 필요 없는 사람들, 너무 환하여

겨울나무 같거나 뜰의 한 켤레 흰 고무신 같아서 텅 비웠거나 가지런

히 스스로 있었다.

산문 밖에는 너무 많은 법이 스스로 위법하고 있다. 한 무리가 떼를

지어 법을 깔고 앉았거나 구성요건構成要件도 허물어진 정서가 법인

양 설쳐댄다.

산문 안에서는 산문 밖이 가장 멀다. 상점도 술집도 즐거운 일들도

너무 멀리 있다. 이쪽을 저쪽으로 나누는 일이나 저쪽을 이쪽으로 나

누는 일은 종이 한 장이면 족하다. 공부란 소음을 걸러내는 일, 귀로

외운 항목들이라 귀를 설득할 수 있다고 믿었다.

옛날의 죄와 요즘의 죄는 다르다

유행을 타는 죄와 법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동행한다.

작가의 이전글야생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