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는 한 벌 잠의 날개다.
오랜 잠을 깬 애벌레
하필 졸음 많은 봄일까.
아지랑이를 타고 너울 비행을 하는
나른한 장자(莊子))의 해몽.
나비는 날아다니는 봄인가.
봄은 나비의 날개 위에 잠드는가.
봄꽃들마다 겹겹이나 홑겹의
방석을 깔아 놓고
오지 않으면 피지 않겠다는 듯
나비를 기다린다.
앉은 채 동구 밖을 꿈꾸는 노인의
잠을 깨우고 가는 봄바람의 흰 머리카락엔
아직 흰 서리가 묻어있다.
꽃을 타고 너울너울 산을 오르는
봄날의 꿈이
이승인 듯 저승인 듯
까무룩 하다.
나비의 날개 위에서 졸던 봄
날갯짓 두어 번에 꽃잎 지듯 내린다.
나비는 아직 잠의 날개 속에 있는데
그 봄, 내 할아버지는
꽃상여 그늘 속
긴 잠에 드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