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전과 후, 내 삶의 전환점
아이가 없던 시절, 제 체력이 이렇게 좋다는 걸 전혀 몰랐습니다. 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시절까지도 아침에 일어나는 건 늘 고통스러웠어요. 늦잠으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오면 낮잠을 자곤 했죠. 밤이 되면 정신이 말똥말똥해 잠들지 못하고, 결국 다음 날 또 피곤한 하루를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육아를 시작하며 제 삶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워킹맘으로 살던 시절, 퇴근 후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밤 10시 전에 잠자리에 드는 습관이 생겼어요. 덕분에 새벽에 아이가 뒤척여 깨더라도 잠의 총량이 늘어나 하루의 에너지가 달라졌습니다. 직장에서도 집중력이 좋아져 실수가 줄었고, 퇴근 후에는 낮잠 없이도 집안일과 육아를 해낼 수 있게 되었죠.
아이 없는 동료들이 가끔 물어보곤 합니다.
"저는 제 몸 하나 건사하는 것도 힘든데, 어떻게 집에 가서 육아까지 하세요?"
그럴 때마다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해야 할 일이 많으니 없는 힘도 생기더라고요. 하다 보면 다 해내게 돼요."
아이를 낳으면서 제 삶의 목표도 분명해졌습니다. 자산 관리, 아이들의 양육, 그리고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낼지에 대한 계획이 더 명확해졌어요. 지금의 환경이 조금 불편할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예쁘게 자라는 모습을 보는 소소한 행복이 크고, 우리가 그리는 미래를 기대하며 살아가는 과정 자체가 설렙니다.
배우 윤여정 님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소감에서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아이를 키우며 내가 성장한다"는 말, 참 와닿았습니다. 자녀에게 바라는 삶을 제가 먼저 살아야 아이들도 따라올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나이 들어 아이를 키우며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