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영어의 방향을 정하다
저는 육아휴직 중에 이은경 선생님의 자녀교육 관련 책들을 정주행 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영어 공부에 관한 책을 집어 들었어요.
최근 엄마표 영어 책을 몇 권 읽으면서 집에서 영어 노출 루틴을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이 책을 통해 선생님은 어떻게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셨는지, 또 학령기를 지나 영어 공부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 고민해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이은경 선생님의 책에서 늘 강조하는 초등 시기의 핵심은 ‘독서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에요. 한글 독서가 탄탄해야 영어 독서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영어가 아이 인생에서 실제로 유용한 도구가 되려면, 영어 독서를 통해 편안하게 영어를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해요. 단순히 문제풀이만으로 영어 실력을 쌓는 것은 한계가 있고, 진짜 목표는 더 큰 세상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거니까요.
이를 위해 부모로서 힘써야 할 첫걸음은 바로 ‘한글 독서’라고 합니다. 책에 대한 호감이 형성되어야 영어 독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이죠.
엄마, 아빠가 한국어와 영어 모두에 능통해서 아이를 완벽한 이중언어 사용자로 키울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잖아요. 그래서 영어는 외국어로 배울 수밖에 없는데, 영어도 언어인 만큼 모국어가 튼튼해야 영어 실력도 날개를 달 수 있어요.
영어를 시작하는 나이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모국어인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글과 말의 관계를 이해하는 시기를 맞추는 거라고 하네요. 한글책을 다섯 권 읽었다면 영어책 한 권을 슬쩍 읽어주는 식으로 시작하고, 점차 횟수와 양을 늘려가는 방법을 권합니다.
영어 그림책을 읽기 시작하는 시기로는 6세 전후를 추천하시더라고요. 또 선생님의 경험담에 따르면, 파닉스를 일찍 시도했다가 아이가 거부감만 커졌고, 2학년이 되어서 한 달 만에 모두 익혔다고 해요. 새로운 학습을 시작할 때는 아이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내용을 이해했는지 확인하려고 질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오히려 이런 행동이 아이의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한글책이든 영어책이든, 아이가 내용을 이해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그냥 꾸준히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자녀 교육의 성공은 ‘누가 더 인내심 있게 기다리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더라고요.
또한, 책에서 지루한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부분은 반복해서 읽어주며 책에 대한 좋은 감정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책이라는 존재 자체를 좋아하도록 만드는 게 우선이니까요. 한글책을 싫어하는 아이가 영어책을 좋아할 리는 없기 때문이죠.
영어 영상 노출은 엄마표 영어를 할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에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이 책에서는 6~7세부터, 늦어도 초등학교 1학년부터는 매일 영어 영상을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해요. 처음에는 하루 5분 정도의 짧은 영상으로 시작하고, 점차 시간을 늘리되 하루 1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영어 영상은 자막 없이 시청해야 한다고 해요. 자막이 있으면 듣기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사이트 워드(sight word)는 파닉스 규칙과 무관하게 통째로 외워두면 좋은 단어를 말해요. 영어 독서를 시작하기 전에 사이트 워드를 익혀 두면 영어책 읽기를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어요. 초등 저학년 시기에는 단어를 외워서 쓰기보다는 ‘읽을 수 있는가’와 ‘뜻을 알고 있는가’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해요. 어느 정도 익히고 나면 빙고 놀이 같은 재미있는 방식으로 복습할 수도 있어요. 저도 나중에 활용해보려고 합니다.
그림책 단계에서 리더스북으로 넘어갈 때 O.R.T(Oxford Reading Tree)를 많이 추천해요. 아이들이 영어 독서에 흥미를 느끼게 해주는 재미있는 책들로 유명하죠. 다만, 전집을 모두 구매하려면 비용이 상당해요. 이은경 선생님은 모든 책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조언하셨어요.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어보고, 아이의 영어 독서가 자리 잡는데 중요한 3~5단계 정도만 중고로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해요.
또한, 영어 독서를 위한 다양한 옵션이 있어요. 온라인 영어 독서 프로그램이나 강의, 그림책, 리더스북, 챕터북 등 추천 목록도 수록되어 있어요. 나중에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 이 책들을 다시 펼쳐보며 아이의 취향에 맞는 책을 골라볼 계획이에요.
아직 제 아이는 영유아기에 있지만, 초등 시기를 어떻게 보낼지 미리 공부해 두면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거나 조급해하지 않게 되고,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아이 나이보다 3~4년 앞선 단계에서 해야 할 공부를 미리 준비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