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엄마 노력한다
시어머니께서 파니(둘째 아들) 돌잔치 때 동백이(첫째, 4살)에게 입힐 깔끔한 옷을 사라고 카드를 주셨어요. 그래서 오늘 아침, 동백이 옷 쇼핑을 계획하며 집을 나섰어요.
먼저 롯데월드에서 놀이기구 몇 개를 태우고 츄러스도 사서 손에 쥐어주었어요. 쇼핑 중 옷을 입히고 벗기는 과정에서 생길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려고 동백이 기분부터 챙긴 거죠.
동백이는 아무 옷이나 다 잘 어울리지는 않더라고요. 예뻐 보이는 옷도 막상 동백이가 입으면 어딘가 어색하게 우스꽝스러워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꼭 직접 입혀봐야 해요.
하지만 어린아이, 특히 남자아이에게 옷을 입히는 건 쉽지 않아요. 가만히 있지 않고 도망 다니는 통에 여러 매장을 둘러보거나 여러 벌을 피팅하는 건 엄두도 못 냅니다.
아동복 매장을 빠르게 스캔한 뒤 딱 맞을 것 같은 옷을 골라 최소한으로 입혀보는 게 현실적인 방법이에요.
오늘은 첫 번째 매장에서 실패했지만, 두 번째 매장에서 다행히 마음에 드는 옷을 찾았어요.
그런데 옷을 갈아입히는 동안 동백이가 매장 안을 데굴데굴 구르며 옷걸이 사이로 숨바꼭질을 하고 뛰어다니며 장난을 치네요.
아이고, 아이가 짓궂어서 힘드시겠어요.
그 모습을 본 매장 직원분이 말씀하셨어요.
머리끝까지 화가 난 저는 점점 말투가 퉁명스러워졌어요.
엄마! 예쁘게 좀 말해줘.
아들이 저에게 이렇게 말하네요.
제발, 예쁘게 말할 때 말을 들어주면 좋겠는데, 남자아이들은 부드럽게 말하면 왜 안 듣는 걸까요.
준 돈 쓰기도 참 어렵네요. 그래도 오늘의 미션은 성공적으로 마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