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약국의 하루 일과
병실약국은 환자들이 입원하면서부터 퇴원할 때까지의 모든 약을 책임지는 부서입니다. 환자 치료가 24시간 이어지기 때문에, 이곳 역시 밤낮없이 운영됩니다. 밤에는 야간 근무 약사들이 자리를 지키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약사들이 돌아가며 당직을 서고 있습니다.
병실약국에서 다루는 약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정규약’은 환자들이 매일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는 약입니다. 의사가 미리 처방해 두기 때문에 일정에 맞춰 꾸준히 준비됩니다. 두 번째는 ‘응급약’으로, 갑작스러운 통증이나 혈압 변화처럼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즉시 필요한 약입니다. 마지막으로 ‘퇴원약’은 환자가 퇴원 후 집에서 복용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드리는 약입니다.
1. 정규약
하루 업무는 보통 ‘정규약 준비’로 시작됩니다. 출근하면 야간 근무 약사들이 미리 출력해 둔 약 봉투와 자동 조제 기계(ATC)로 조제해 놓은 약들을 확인하는데요. 자동 조제 기계로 준비된 약 외에도, 기계로 조제되지 않는 약이나 연고·시럽 같은 약은 약사들이 직접 챙겨야 합니다. 이렇게 준비된 약은 병동별로 나누어 담고, 다시 한 번 꼼꼼히 검토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때 처방된 용량과 복용 방법이 적절한지, 같은 효과를 가진 약이 비효율적으로 처방되지는 않았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2. 퇴원약
오전에는 이 정규약 업무가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할 만큼 바쁘게 진행됩니다.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는 퇴원약도 함께 준비합니다. 퇴원약 역시 야간 근무 약사들이 미리 정리해 둔 자료를 바탕으로, 낮 근무 약사들이 최종적으로 약을 챙기고 확인하여 환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합니다.
3. 응급약
응급약은 말 그대로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준비됩니다. 보통은 일정한 시간마다 집계하여 접수를 받아 조제하지만, 급한 경우에는 병동에서 요청이 들어오는 즉시 해당 환자의 약을 우선적으로 준비해 보내기도 합니다.
4. 약품식별
오후가 되면 비교적 긴급한 조제 업무가 마무리되고, ‘약품 식별’이라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는 환자가 집에서 가져온 약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병원에서 사용하는 약과 어떻게 이어서 복용할 수 있을지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이 작업을 통해 환자의 기존 복용 이력을 기록해두기도 하고, 필요한 약을 미리 준비해둘 수도 있습니다.
하루의 주요 업무가 끝나면 다음 날을 위한 준비를 합니다. 사용한 약을 다시 채워 넣고, 자동 조제 기계에 들어가는 약을 보충하거나, 포장된 약은 미리 잘라두어 다음 날 더 빠르게 조제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연고나 시럽 같은 약들도 꺼내기 쉬운 위치에 정리해 둡니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대량으로 들어오는 약을 정리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합니다.
이렇게 병실약국의 하루는 고요하기는 하지만, 환자들이 제때 안전하게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쉼 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병원은 주기적으로 부서 이동이 있습니다. 저는 작년 가을부터 ‘병실약국’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이제 이곳에서 반년 이상 근무하니, 일이 익숙해졌고, 흐름도 파악이 되었네요.
올해부터는 학생들을 관리하는 프리셉터를 하고 있는데, 새롭게 느끼는 부분이 있어서 다음 편에는 프리셉터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