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타잔의 이민 이야기 49

얼음장수 양사장 2

by 시애틀타쟌

한동안 설왕설래 성토가 이어졌다.

언제나 침착한 쌩리가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다.

나도 모르겠다 하니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떻겠냐고 하면서

100여 곳의 신규 거래처가 있으니 기존의 양사장한테서 받았던 거래처는 돌려주고


신규거래처는 나보고 계속하란다.

내가 차가 있나 돈이 있나 하니 차는 좀 알아보자 하였다.

이곳저곳에 전화를 돌리더니 마침 신문 한 귀퉁이에 남은 할부금을 떠안는 조건으로

밴을 인계한다는 광고가 있었다.


쌩리의 주선으로 차주인을 만나 거래를 하고 이튿날 차를 받았다.

얼음을 배달하는 차량이니 냉동설비를 갖춰야 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하여

그러자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시간이 없어 임시방편으로

차 내부에 단열재를 두르고 합판으로 감싸자는 의견이 모아져 목수를 수소문해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시켰다.

이 모든 것을 내일처럼 발 벗고 나선 생리가 없었던들 가당키나 하랴

난 두고두고 생리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다음날 난 거래처를 다니며 사정을 설명하고


기존에 있던 양사장거래처에도 상황을 말했다.

그럴 수가 있냐며 같이 공분해 주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이후에 양사장거래처 상당수가 나보고 얼음을 남품할 수 있냐고 물어왔다.

며칠 후 난 양사장에게 차를 돌려주고 내가 구축한 거래처에 납품을 시작했다.


한입에 꿀꺽하려던 양사장은 이후 얼음공장에

나에게 얼음을 주지 말라고 하는가 하면

내차 도어를 반대로 밀어 고장을 내는가 하는 등 파렴치한 일을 서슴지 않더라.

그래도 꿋꿋하게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에 아파트주차장 차로 가는데

주유구 입구 바닥에 하얀 가루 같은 것이 떨어져

자세히 보니 설탕이 아닌가.

난순간 번쩍 떠오른 생각 하나 가 있었으니


그것은 전에 소설책에서 읽은 게 생각났다.

중동건설 붐이 일어날 때 파견된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는데

사측에서 노동자 한편을 꼬드겨 계속 공사를 진행하자

파업노동자들이 중장비며 트럭에 설탕을 투입해 엔진을 멈추게 했다는 것이다.


시동을 켜는 순간 설탕이 엔진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끝이난 다는 거다.

난 머리카락이 곤두서 주유구를 열어보니 아니다 다를까.

설탕이 소복하게 싸여있는 게 아닌가.

난 토잉카를 불러 차를 견인해 정비소로 가져갔다.


정비소 사장이 그걸 보더니 어떤 놈이 그랬는지

참 못된 놈이라 욕을 한바탕 내지르고

엔진을 들어내 크린작업을 하였다.

내차가 멈추면 내 거래처를 먹을 심산이었던 양사장의 소행이란건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고심끝에 얼음공장을 바꾸었다.

마주치고 싶지도 않고 내 거래처는 더더욱 넘길 수가 없었다.

이후 양사장은 얼음 장사를 그만두어야 했고

난 양사장의 거래처까지 다 흡수해 엘에이를 누비며 콧노래 부르며 얼음을 날랐다.


돌이켜 보면 잘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요즘 들어 매스컴을 장식하는 학폭이 그것이고

사기치고 미국으로 도망간 연예인들이나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서

하얀 종이에 무엇을 그리며 살아가야 할지를 알게 한다.


양사장의 협박과 불법체류자란 약점을 쥐고 흔들어도

결국은 성실하고 바르게 사는 사람에겐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알게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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