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타잔의 이민 이야기 23

에너하임 2

by 시애틀타쟌







공권사와 함께 다니던 교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직업도 다양하고 생김생김도 제각각이고.

성격도 울뚝 성질이 있는가 하면 조신하고 고운 성격을 가지고 사는

그래서 그런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참 재미가 있더라.


그중에 아들 둘을 둔 어머니가 있었는데 큰아들은 타지에서 살고

작은아들과 살았는데 선데이마다 나오는 어머니의 기도가 얼마나 애가 마르고

간절하게 하는지 옆에 있노라면 나라도 하나님이 되어 도와주고 싶더라지.

사연인즉슨 이 둘째가 노름쟁이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죽어라


일을 하고 돈을 받으면 라스베이거스로 달려가는데 가면 여기 있어요 하고

일주일 내내 페인트칠하고 번 돈을 카지노에 헌금을 하더라지.

그리고 월요일에는 여지없이 일터로 나가고 그렇게 번 돈은 또 카지노에 헌금하고

늙은 어머니는 또 따라가서 일하고 내가 거길 떠나기 전까지도


그 생활이 이어졌으니 어쩌랴.

어느 집에서 시집가는 딸을 앞에 놓고 그런 말을 했더라지

원래 시집살이는 벙어리 삼 년 귀머거리 삼 년 장님 삼 년이라 하였더니라.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매사에 말조심하고,

참고 참는 것이 미덕이니 그렇게 살아라.

남편 된 작자가 산지사방으로 수캐처럼 바람을 피워도 참고 살아라.

단 노름을 하면 그 즉시로 보따리를 싸서 뒤도 보지 말고 오너라 하였단다.

바람을 피운 수캐는 늙어 힘 빠지면 제집으로 기어들어오나

노름은 엉덩이살이 물처럼 녹아도 끊을 수 없느니 패가로 가는 손쓸 수 없는 독이라 하였다.

이처럼 노름과 마약은 끊기가 쉽지 않으니 호기심이라도 가까이하면 안 될 일이라.


우리 집에 사촌 형님이 한 분계셨는데 지독한 가난으로 어려서부터 남의 집 살이를 하던 중

성실성을 인정받아 주인의 눈에 들어 크라운맥주공장에 취직을 하였더랬다.

얼마나 지독한지 라면 한 개를 다 끓여 먹지 안 고 반개는 남겨두었다가 먹을 정도로

지악스럽게 돈을 모아 영등포 개봉동에 이층짜리 양옥집을 구입했더랬다.

부잣집 형수 만나 깨도 볶고 콩도 볶아 깨소금으로 콩가루로 인절미를 만들어

냠냠 먹으며 지내던 중 어느 날 동료 직원 아버지의 초상집에 갔다가

화투 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는데 옆에 있던 호랑이가 한입에 물어서 패대기를 쳐도

시원치 않을 인간 하나가 꼬드겨 섰다를 하였는데 엄마야 화투 두장으로 끗수를 맞추니

돈이 들어와 밤새 자기 월급 두 배를 땄더라지.

이후 힘든 일 하면서 돈 벌게 아니라

화투가 내 인생을 꽃피우겠구나 하여 노름방을 전전하다 이층 집 홀랑 엿 사 먹고


함께 일하던 지금 홍천에 사는 작은형한테 가서 십만 원만 오만 원만 구걸하고

처갓집 돈 있는 대로 긁어모아 원수 되었더라지.

불행인지 다행인지 기술자였던 형님이 기계를 점검하는데 초짜 하나가 내려진 전기 스위치를 무심코

올리는 바람에 손가락 네 개가 잘려 바스러진 사고를 당하였다.


한편으로 불행이요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은 이젠 노름은 못하겠거니 했더니

웬걸 경마장으로 경륜으로 떠돌다 병을 얻고 몇 년 전 한번 가면

돌아올 수 없는 요단강을 건너고 말았다.


그 교회에 다녔던 멤버들 가운데 사람은 더없이 좋아 신호등이 없어도 신호를 지킬

사람이 하나 있었는데 예쁜 사람을 보면 손과 발이 얼음땡 하고 굳는 사람이 있었다.

지나가다 예쁜 사람만 보면 쳐다보느라 다른 사람과 부딪치기 일쑤요

운전하고 가다가 예쁜 여자를 보면 그걸 쳐다보다 사고를 내길 여러 번

그럼 그가 바람둥이냐 그것도 아닌 가정에 충실 충실 그렇게 잘할 수가 없더라지.


그런데 예쁜 사람만 보면 그러니 참 알 수 없는 노릇이 더라

하여 옆에서 놀리기도 여러 번이었다

그중에는 전에 MBC TV 어떤 프로그램에 나와

유기견을 치료하는 동물병원 차땡우 수의사가 그렇게 얼레 꼴레리 하며 놀렸었는데

그 사람 지금도 여전한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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