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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Nov 23. 2022

아이슬란드#7: 포스를 닮은 키르캬와 핫도그 맛집


아이슬란드 여행 나흘째. 마지막 날이다. 다행히 저녁 8시에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돌아가는 일정이라 하루를 더 벌었다. 오전에는 레이캬비크 시내 투어를 잠깐 하고, 오후에 공항으로 가는 길에 블루라군을 들러보는 일정이다. 경험적으로는 아무리 미지근한 온천이라도 세 시간이 넘으면 살짝 지친 감이 있고 또 혼자만의 여행이라 누구 하나 얘기를 나눌 사람도 없어 세 시간을 머물 예정으로 계획을 짰다.


할그림스 키르캬

레이캬비크는 아이슬란드의 수도답게 나름대로 번화하다. 여느 유럽 도시처럼 도시 한가운데 교회가 있다. 아이슬란드 다른 지명도 마찬가지지만 이 교회 이름도 참 기억하기 어렵다. 그나마 키르캬는 영어로 church, 독일어로도 Kirche라 교회임을 뜻하는 말과 어원이 같다는 걸 알기에 나머지 할그림스만 기억하면 쉽게 교회 이름을 기억할 수 있다. 그 교회 이름은 할그림스 키르캬다.


바로크 양식, 고딕 양식 등 익히 들어본 교회 건축양식과 분명 다르다. 마치 레이니스 피아라에서 본 육각형의 주상절리를 하나하나 붙여서 만든 교회 같다. 이 교회를 설계한 건축가는 아이슬란드의 폭포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고 전해진다. 스카프타펠에 있는 스바르티 포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 데 사진을 비교해 보면  분명 닮아 있다.


교회 앞에는 레이프 에이릭손의 동상이 서 있다. 우리는 대부분 세계사 책에서 북아메리카 대륙으로 처음 탐험하고 발견한 것이 콜럼버스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바이킹 시대였던 1000년 경 북아메리카 대륙을 최초로 발견한 유럽인 탐험가이다. 오른쪽에는 긴 도끼를, 왼손에는 칼을 차고 먼 미지의 땅으로 지금이라고 출발하려는 모습이다. 에이릭손은 탐험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출처: google maps, Thomas Teichmann의 사진


교회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마침 파이프 오르간 연주 연습이 있어서 한참을 의자에 앉아 파이프 오르간의 깊은 음색을 잠깐 즐겨본다. 교회 내부는 참 현대적이면서 간결한 아름다움이 있다.


교회 한 켠에는 형형색색의 실들이 묶여서 수양버들 나무 잎사귀처럼 늘어져 있는 장식품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실을 묶도록 해 놨는데, 각각의 실마다 의미가 다 다르다. 그중에서 나는 빨간색(love), 주황색(joy and hapiness),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위한 노란색(Ukraine)을 묶으면서 잠깐 기도했다.

일반적으로 양초를 켜고 교회에 기부금을 내는 것과 달랐다. 건물도 현대식으로 지은 만큼 기부를 받기 위한 이벤트도 분명 달랐다. 그것이 아이슬란드의 매력인가 싶다.


핫도그 가판대: Bæjarins Beztu Pylsur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을 본 사람들은 이 핫도그 집 장면을 기억할지 모른다. 영어가 원활하지 않아 조정석과 정상훈이 핸드폰에 대고 '핫도그 두 개 주세요'를 번역을 시켰는데, 정작 핸드폰은 '핫도그 월드'라고 번역해서 웃음을 자아내던 장면이다.


꽃보다 청춘에 소개된 이유도 있겠지만, 나름 레이캬비크에서는 유명한 핫도그 가게인 듯하다. 그 핫도그를 먹으러 교회부터 걸어갔다. 교회로부터 10여분 남짓 걸어갈 거리에 있다. 핫도그라 봐야 핫도그 빵에 소시지, 머스터드 소스가 전부일 듯한데 이 집의 인기비결은 무얼까 궁금했다. 먹어보다 보니 이유를 찾은 것 같다. 비결은 마늘 후레이크. 마늘 후레이크 맛이 머스터드와 빵, 소시지의 살짝 짠맛과 어우러져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것 같다. 아이슬란드 물가가 워낙 비싸다 보니 핫도그 자체 가격이 키오스크 치고는 저렴하지 않으나, 전체 물가를 고려하면 적정한 가격이다 싶다. 그리고 '꽃보다 청춘' 한 장면을 함께 한 기억까지 더 하면 나름 괜찮은 가격이다.


혹시 몰라 이 글을 보고 가실 분들을 위해 좌표를 남겨둔다.

Bæjarins Beztu Pylsur - Google Maps



레이캬비크 시내 걷기


레이캬비크의 중심 쇼핑거리에는 무지개 거리(Rainbow street)가 있다. 무지개 거리와 할그림스 키르캬를 함께 담은 사진 찍기가 나름의 어트랙션이다.


레이캬비크 시내에도 구 동독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암펠만 같은 신호등이 있다. 동독의 암펠만은 신사인데, 여기는 머리를 땋아 내린 소녀의 모습이다. 동독의 암펠만 신호등은 신호등에 쓰이는 전기를 아끼기 위해 고안한 제품이라고 하는데, 아이슬란드도 같인 이유로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다.


빵 가게도 고풍스러운데, 그 진열대에 전시된 빵들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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