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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Dec 24. 2022

비엔나: 집에서 즐기는 비엔나커피, 멜랑쥐

브런치 글을 쓰다 보면 조회수에 매일 일희일비하게 되는 나를 발견한다. 어제보다 조회수가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무언가 해냈다는 듯 뿌듯한 느낌이 들다가도 어제보다 조회수가 조금이라도 적을라치면 뭔가 분발해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새로 글을 올리면 조회수가 갑자기 올라가고, ‘납작 복숭아’에 대한 글은 하루 3만도 찍었다가 누적 85,000회 정도 되면 마치 스타크래프트 테란족의 마린이 부스터를 맞고 ‘미친 듯이’ 총알을 쏘는 느낌이다. 그런데 나름 고무적인 것은 글이 얼추 100개를 향해 달려가면서, 일일 조회수가 100 언저리를 찍는 것을 보면 글을 쓰던 초기 매일 20, 30만 봐도 기분이 좋던 시절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


오늘은 비엔나커피. 그중에서도 대표 커피인 멜랑쥐를 집에서 즐기는 방법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멜랑쥐를 마시려면 기본적으로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 정도는 있어야 하니, 드립커피를 만들던지 네스프레소 커피머신으로 커피를 내리던지, 아니면 적어도 카누 블랙 정도는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Billa나 Spar에 가서 병에든 커피 우유를 하나 산다. 이것이 집에서 멜랑쥐를 즐길 수 있는 비법 아닌 비법이다. 어디든 마트 한 코너에 가면 Kaffee Milch라고 적힌 커피 우유가 있다. 냉장을 요하는 제품이 아니라 냉장식품 코너에는 없고 일반 진열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비율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적절하게 섞으면 되지만, 섞기만 하면 멜랑쥐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조금 덜 달고 조금 더 달고의 차이뿐인 것 같다. 가격도 병당 2~3유로 정도이고, 한 병으로 꽤 여러 잔을 만들 수 있으니 가성비로 따지면 아주 우수하다. 그러나 비엔나의 커피 문화, 수백 년 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커피하우스 자체를 ‘마시는’ 가격은 물론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렇지만 주말에 느지막이 늦잠을 즐기고 나서 빈 속에 아메리카노가 부담스럽다면 커피우유를 타서 멜랑쥐 한잔 들고 뒷마당에 나가서 따뜻한 봄날의 여유를 완상 한다면 집에서 만든 ‘하우스 멜랑쥐’도 카페 커피 못지않다.


서울로 돌아온 지금도 캐리어에 들고 온 커피우유를 타서 멜랑쥐를 마신다. 당연히 요즘 체인점으로 간혹 보이는 빨간색 간판의  ‘Vienna Coffee House’ 멜랑쥐보다는 수십 배 맛나다. 그렇게 비엔나의 기억으로 잠시 침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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