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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Feb 07. 2023

비엔나 터키마트 Etsan 이용기

신선한 과일과 고기를 사야 할 때는 터키마트도 가 보자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터키.


역사적으로 두 나라는 관계가 깊다. 그 옛날 오스만 투르크는 유럽을 침공하기 위해 가던 중 오스트리아에서 두 번에 걸쳐 합스부르크 왕가와 비엔나에서 전투를 하였다. 그 전투를 기념(?)하듯이 오스만 투르크는 커피를 남겨두고 가서 서유럽으로 커피가 전파되었고, 비엔나 18구에는 터키 공원이 있다. 두 나라의 역사적 관계는 다음으로 잠시 미루고, 지금은 비엔나에 있는 터키 마트 체인인 Etsan을 소개하려고 한다.


21구 Rennbahnweg역 근처에 있는 터키마트

Etsan은 아무래도 비엔나 여행객들보다는 오래 거주하는 분들이 주로 이용하는 마트이다. 주로 신선한 야채나 과일, 그리고 고기를 사야 할 때는 Billa, Spar, Hofer, Penny Markt 보다는 Etsan을 찾게 된다. 혼자 지낸 2년 동안 혼자서 적어도 저녁식사와 주말 식사를 직접 요리해서 먹어야 했던 터라 자연스럽게 식재료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 덕분에 '퇴직 후 아내가 곰국을 끓이면 긴장해야 하는 남편' 보다는 내가 먼저 곰국을 끓여서 대접(?)할 수 있는 경지까지 오르게 된 건 비밀 아닌 비밀이다.


Etsan에 가서 주로 구입한 물품을 다시 떠올려 본다.


초록색, 빨간색 고추

고추를 미리 썰어서 지퍼백에 넣어두고 국을 끓일 때나 생선조림을 할 때에 함께 끓이거나 마지막에 장식으로 올리는 목적으로 샀다. 특히 빨간색 고추는 색감을 맞추기에 딱이다. 된장에 푹 찍어 먹기에도 좋다. 이 한국 스타일의 고추는 한인마트를 가지 않으면 일반 오스트리아 마트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스트리아 마트에 있는 고추는 울퉁불퉁하고 굵어서 한국 음식에는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납작 복숭아, 토마토, 멜론, 수박, 천도복숭아, 자두 등

Etsan의 과일은 신선한데 저렴하기까지 하다. 기억으로는 납작 복숭아 한 개가 빌라에서는 보통 1유로 내외였는데, Etsan에서는 50센트 미만이었다. 그래서 비엔나에 오래 거주한 주부들은 과일을 사러 많이들 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족, 소꼬리

혼자서 곰탕에 도전했던 적이 있다. 터키마트에서 산, 살이 많이 붙은 꼬리와 우족을 재료로 말이다. 네이버 블로그 등을 참고해서 핏물 빼고, 고기를 끓이고, 차가운 곳에 뒀다가 기름을 걷어내고, 또다시 끓이기를 반복해서 맑고 뽀얀 국물이 나올 때쯤이면 완성. 1리터 지퍼백에 하나씩 담아 냉동실에 얼려뒀다가 하나씩 꺼내서 한 끼 식사로 먹었다. 평생 곰국이라고는 시키는 대로 냄비를 이리저리 옮기던 문외한의 눈에도 터키 마트의 고기는 저렴하고 신선했다.


양갈비

터키는 양고기로 유명한 데, 터키마트는 양갈비가 제일이다. 비엔나 지인의 사모님께서 소개해 주셨다. 터키마트의 양갈비는 너무 신선해서 아무 양념도 안 하고 굽기만 해도 맛이 일품이라 하셔서 도전했다. 아주 예전에 양갈비를 처음 먹던 날 배탈이 난 이후 양고기는 즐겨하지 않던 나였는데, 알제리와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양고기를 먹은 후 다시 양고기에 맛을 들였었다.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터키마트의 양갈비는 그대로 굽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로 신선하고 좋다. 굽기에도 좋게 미리 칼집도 내어뒀다. 양갈비는 강추한다.


참고로 Etsan은 1986년 Hüseyin Ünal 이라는 사람이 26세에 ALSOY라는 이름으로 연 작은 식료품점에서 시작했고, 그 후 터키 이주민이 오스트리아에서 늘어나면서 터키 제품 거래를 시작하면서 성장했다고 한다. ETSAN은 현재 비엔나에서 30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체 슈퍼마켓에 자체 차량으로 공급할 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독일, 슬로바키아, 헝가리 및 기타 유럽 국가의 다른 소매업체에도 공급한다. 그리고 Etsan은 터키어로 고기라는 의미의 Et와 산업을 의미하는 Sanayi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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