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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와인은 어디서 만드나?

칼렌베르크 언덕을 가다

by 비엔나 보물찾기

비엔나 여행하면 대부분 시내에 있는 성당, 왕궁, 박물관, 미술관을 다니지만 잠깐이라도 짬을 내서 다녀올 만한 곳을 꼽으라면 칼렌베르크 언덕은 늘 한 손가락 안에 들 것 같다. 유명한 음악가들이 잠들어 있는 중앙묘지, 스파를 즐길 수 있는 테르메 빈, 자전거와 도나우강의 시원스러운 물줄기를 즐길 수 있는 도나우 인젤 등이 랭킹에 들 것 같다.


칼렌베르크 언덕은 19구에 위치한 비엔나 숲에 있다. 19구 자체가 비엔나 기준으로 알프스 산맥의 마지막 자락이고 여기서부터 드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지는 곳이라 산이라 할 수는 없고 언덕이라고 부를 정도의 산비탈이다. 그 산비탈에 비엔나산 와인들이 만들어지는 와이너리들이 있다.

오스트리아 와인은 주로 크렘스, 부르겐란트와 같이 비엔나 근교, 우리로 치면 경기도 어디쯤에서 생산된다.

그런데 비엔나 와인들은 거의 대부분 19구 칼렌베르크 언덕 중턱 즈음에 있다. 적당한 경사가 비엔나 여름의 뜨거운 햇살과 열기를 허락해서 포도들이 잘 영글어 가게 하나보다.


칼렌베르크 언덕을 오르면 제일 먼저 들리게 되는 곳이 자그마한 성당이다. 슈테판 성당의 웅장함과 기품은 찾아볼 수 없지만, 서민적이고 소시민적인 성당이 주는 경건함과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거대하고 웅장한 성당보다는 아무런 치장이 없이 맑은 소녀의 감성을 닮은 소박한 성당을 좋아한다. 대성당을 보고 있노라면 그 웅장함에 감탄하기 전에 드는 생각이 '이 성당을 짓기 위해 수백 년을 희생해야 했던 일반 소시민의 삶은 어떠했을까'하는 것이다. 그만큼 소위 왕권과 맞먹는 교회 권력이 그 위용을 자랑하기 위해 '인류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박애 정신에 따른 인류 구원은 망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 그 옛날 그만한 위선도 없다 싶다.


그 성당을 지나면 우물이 하나 있다. 우물에는 빠지지 말라고 덮개를 씌워 놨는데, 그 덮개를 싸고 있는 망에 여지없이 '사랑의 자물쇠'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우리나라 남산에도, 잘츠부르크 마카르트 다리에도, 파리의 퐁뇌프 다리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자물쇠. 이제는 익숙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면 칼렌베르크 전망대가 나온다.

칼렌베르크 전망대는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냥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초록의 숲이 주는 색감의 조화를 눈에 보이는 대로 즐기기만 하면 된다. 파노라마 사진에 기념사진을 찍었으면, 잠시 오른쪽에 있는

칼렌베르크(Kahlenberg) 레스토랑 스카이라운지에 들러 커피 한잔 마셔도 좋다. 가격이 착하지는 않지만, 늘 여행을 가면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다르면 커피 7~8유로가 아까울까.

카페 안에서나 야외 테이블에서 완상하는 비엔나숲과 전경. 그 커피 이상의 가치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참고로 왼쪽 Cafe Kahlenberg는 셀프 카페인데, 커피의 품질과 맛이 그저 그렇다. 차라리 맥주를 한잔 시켜 마시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게 안쪽에 가면 창 밖을 보면서 마실 수 있는 바의 테이블 같은 자리들이 있으니 거기 앉아 풍경을 즐기며 맥주를 마시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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