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는 일 보다 최소 10% 이상은 더 해라
한 때 KBS의 '옥탑방 문제아들'이란 프로그램을 매주 꼬박꼬박 챙겨봤다. 연예인 6명이 옥탑방에 '갇혀'서 탁성 PD가 직접 내는 문제를 추론에 추론을 하며 정답을 맞히는 프로그램이고, 정답을 다 맞히면 바로 퇴근할 수 있다.
예전에 '비엔나에는 OOO이 없다'라는 문제를 주제로 브런치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에 이어 두 번째 옥탑방 문제아들에 나온 문제가 화두이다.
탁성 PD가 낸 문제 이러하다.
'넷플릭스 창업자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어릴 때부터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한 지침을 줬는데, 마지막부터
8. 시간을 엄수하라
7. 끊임없이 의심하라
6. 가능하다면 숫자로 표현하라
5. 결정을 두려워하지 마라
4. 트집 잡거나 불평하지 마라
3.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예의를 갖춰라
2. 네가 모르는 것에 대해 사실처럼 말하지 마라 인데,
가장 중요하게 강조했던 첫 번째 지침은 무엇일까요?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각자 마음속에 갖고 있는 행동요령, 지침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런데 20년 이상을 한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나름 '나도 직장에서 잘 나가지는 못해도 인정받는 사람이고 싶다'라는 목표를 갖고 지내면서 얻은 교훈이 넷플릭스 창업자의 아버지가 남긴 첫 번째 지침과 맥이 닿아 있다.
일을 시켜보면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시킨 일에 자신의 생각을 더해서 내가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더 해서 오는 형, 두 번째는 딱 시킨 것만 해서 납품하는 형, 마지막은 짐작하다시피 시킨 것도 제대로 못하는 형이다. 두말할 것 없이 시킨 일을 다른 관점에서 추가로 분석해 보고, 시킬 때 몰랐던 부분까지 더 얹어서 일을 해 오면 이쁘지 않을래야 이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맡은 일뿐만 아니라, 과에 다른 직원들이 하는 일(그러면 과장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다른 부서에서 하는 일, 나아가 다른 회사에서 하는 일까지 꿰뚫으려는 통찰력과 정보력을 가지려 노력한다면 분명 그 사람은 남들보다 한 발짝 두 발짝 앞서 갈 수 있다.
과장이나 국장, 부장이나 임원이 아닌 다음에야 그들과 같이 생각하고 고민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노력하면 근처는 갈 수 있을 것이다. 옛말에 과녁의 가운데를 보고 쏘면 적중하지 않아도 크게 빗나가지는 않는다는 말이 그런 의미일 것이다.
시키는 일에서 최소 10% 더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내 개인의 시간과 내 가족의 삶을 일정 부분 희생해야 할 수도 있다. 10% 더하기 위해서는 투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에서 성공할 것이냐, 조용한 퇴직처럼 주어진 일만 하고 나의 삶을 즐길 것이냐는 각자 자기의 선택의 문제이다. 누구도 어느 쪽의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직장에서 인정받고 싶다면, 넷플릭스 창업자 아버지의 조언대로 10% 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경제학의 격언처럼 공짜 점심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