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식 인사법
세어버스~~!
오스트리아에서 트레킹을 하면서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칠라 치면 어김없이 “세어버스”하고 말을 건넨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했다. 단어 자체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알아들을 수 없는 말. 그래도 감으로는 아 무슨 인사를 하는 거겠지 싶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둘레길을 걷거나 등산을 하다 보면 오며 가며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꽤나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세어버스라는 말을 몰랐기 때문에 난 영어로 헬로 정도의 인사말인 ‘할로’(Hallo)’나 ‘그뤼스 곳’(grüß Gott) 정도의 인사말을 건넬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무언가 습관적일 수도 있는 말투지만, 또 생각해 보면 인적 드문 트레킹 길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진심으로 반가운 말투일 수 있어서 연신 인사를 하며 웃으며 대하게 된다. 그만큼 나의 마음도 여유로워진다고나 해야 할까.
독일어로 세어버스는 안녕하세요라는 의미이다. 주로 중부 유럽지역에서 많이 쓰는 전통적이면서도 친근한 인사말이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알아챘을 수도 있지만 Servus는 왠지 영어로 하인을 뜻하는 Servant와 닮아 있다. 실제로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나는 당신의 하인“ 또는 ”봉사하는“ 이란 의미라고 한다.
그 말이 시간이 지나면서 진화되어 세어버스는 주로 친구이자 좋은 지인이라는 의미이고, 오스트리아 사우스 티롤 지역에서 젊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사 중 하나라고 한다.
기왕 인사말이 나왔기 때문에 하나 더 추가해 보면, 앞서 말한 grüß Gott이 있다. 영어식 표현으로 하면 ‘신의 가호가 있기를’ 이라는 의미의 (may) Got Bless (you)라는 의미쯤 될 것 같다. 그런 어원에도 불구하고 그뤼스 곳은 ‘안녕하세요’ 정도의 의미로 많이 쓰인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이 그뤼스 곳마저도 세어 버스처럼 무슨 말인가 했다. 맞은편 사람이 나를 보며 무언가를 말하는 데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지경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우면서 알았던 아침인사인 구텐 모르겐(Guten Morgen) = Good morning, 오후 인사인 구텐 탁(Guten Tag)=Good afternoon, 저녁인사인 구텐 아벤트(Guten Abent)=Good evening, 구테 나흐트(Gute Nacht) = Good night는 거의 쓰이는 걸 들은 적이 몇 번 되지 않을 정도로 말 그대로 교과서적인 표현들이었다.
그리고 헤어질 때는 또 보자는 의미로 “츄스(Tschuess)”라는 단어를 정말 많이 쓴다. 츄스는 헤어질 때 안녕, 또 보자는 굿바이의 의미이다.
그리고 독일어는 아니지만 유럽에서 엄청나게 많이 쓰이는 짜오(Ciao)도 알아두면 유용하다. 짜오는 만날 때도 헤어질 때도 모두 쓰이는 말인데, 이탈리아 인사법이다. 아주 간단하고 입에 착착 붙는 인사법이면서 유럽 만국 공통인사법 수준으로 많이 쓰이니 적절할 때 쓰면 유럽사람들과 얘기할 때 좀 더 가까운 느낌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