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에 들고 타는 핸드캐리 가방 크기를 다시 한번 점검하자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파는 기내용 가방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아니 외국 항공사를 탈 때 자연스럽게 들고 타고 기내 캐빈에 올려 넣으면 된다. 나도 국내에서 산 작은 핸드 캐리어를 들고 유럽에 들고 가서 잘 사용했다.
그런데 스위스 인터라켄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스위스 항공으로 비엔나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탑승구에서 티켓을 스캔하고 비행기로 들어가려는데 직원이 날 세운다. 너 가방이 기내용으로 허용된 가방 크기보다 크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내 가방은 기내용이고 지금까지 기내 캐빈에 잘 넣어 다녔으며 라이언 에어 같은 데서도 이 가방 크기 때문에 문제 된 적이 없다고 항변한다. 그랬더니 게이트 앞에 둔 가방 크기 재는 틀에 가방을 넣어보란다. 내가 딱 봐도 내 가방은 그 틀에 안 들어갈 것 같아 보여서 순간적으로 마음이 불안해졌다. 가방 크기가 허용된 것보다 커서 초과하면 그 자리에서 돈을 내야 하는데, 보통 60-70유로 정도 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조마조마한 마음을 다잡으며 가방을 틀에 넣었지만 내 예상대로 틀 안에 들어갈 리가 만무했다. 그래서 그깟 60유로 정도에 내 자존심과 모양새를 구길 수 없어서 직원에게 당당하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되나, 얼마를 내야 하냐고. 그랬더니 원래는 70유로를 차지해야 하는데, 이번은 그냥 실어줄 테니 기내로 가져가지는 말고 화물칸으로 부쳐야 한단다. 게이트 옆에 두면 직원이 와서 가져갈 것이라고 해서 가방을 두고 비행기를 타러 들어갔다.
그제야 가끔 사람들이 유럽 여행을 다니면서 저가 항공사를 타고 다니면서 가방 크기가 초과해서 현장에서 페널티 성격의 돈을 내야 했다는 얘기들이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라이언 에어를 타고 영국에서 아이슬란드로 갔던 친구가 똑같이 가방 크기 초과로 70유로를 내야 했다던 경우가 생각났다.
유럽에서 비행기를 탈 때 짐에 대해서 미리 알아둘 것이 하나 있다.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오스트리안 에어와 같이 정상 항공사를 타면 백팩(45x25x20 내외) 외에 핸드 캐리어 1개(8~10kg, 55x40x20 내외)는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다. 백팩의 크기는 정해져 있지만 보통은 캐빈에 넣는 것이 아니라 앞자리 아래 발 놓는 곳에 두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라이언 에어, 위즈 에어, 부엘링 같은 저가 항공(LCC, Low-Cost Carrier)들을 예약하면 기본이 백팩 정도 크기의 가방 하나만 포함되어 있고, 핸드 캐리어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 얘기는 곧 핸드 캐리어를 하나 들고 갈라치면 온라인 체크인 과정에서 미리 구매하면 가방당 15~20유로를 별도로 내야 한다. 그러나 미리 가방에 대해 결제하지 않았거나 가방이 허용된 크기보다 더 클 경우에는 현장에서 티켓값보다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핸드 캐리 말고 화물로 부쳐야 하는 checked bag은 대개 미리 구매하면 40~60유로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핸드캐리도 기내용이라고 샀다 해도 방심하지 말고 크기를 체크하자
경험적으로는 저가 항공도 핸드캐리 가방을 미리 구매하면 대부분의 경우 크기는 좀 오버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초짜 직원이나 원리원칙을 고수하는 직원을 만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복불복이다. 따라서 유럽 내에서 저가 항공을 타고 여행을 하려면 가방 크기를 미리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두어 번 걸릴 것 같다면 숫제 가방을 하나 사는 것이 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다. 항공사에서 허용된 핸드캐리 가방 크기는 항공사 승무원들이 사용하는 수준으로 생각보다 굉장히 납작하다.
따라서 미리 자신의 가방을 체크해서 돌발적인 상황에서 아까운 돈이 나가는 것을 막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