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슈타트에 소금이 유명한 이유가 있다. 아주 옛날 바닷물을 말려 얻는 소금이 아닌 암염이 나던 산지였기 때문이다.
할슈타트에 할(hall)이 잘츠(salz)와 같이 소금을 뜻하는 말이다. 여기서 슈타트(statt)는 마을, 도시란 의미니 할슈타트는 이름 그대로 소금마을이다.
유럽에서 음식이 짠 이유를 설명하는 '믿거나 말거나'인 설이 있다. 그 옛날 소금이 귀하던 시절에 반가운 손님이 오면 그 귀한 소금을 듬뿍 넣어서 대접하는 것이 그 손님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이라 생각해서 소금을 많이 넣다 보니 전체적으로 음식 자체가 짜다는 설이다.
그만큼 소금이 가치의 바로미터였던 시절에는 소금 광산을 가진 나라가 가진 국력(?)이 대단하지 않았을까 짐작되는 일화이다.
그래서인지 할슈타트에 가면 으레 껏 하는 코스 중 하나가 소금광산 투어다.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입구에 가면 곡괭이와 망치가 엇갈려 그려져 있는 소금광산 로고와 함께 '소금나라 할슈타트 Salzwelten Hallstatt '라고 적인 문구가 눈에 보인다.
이제 소금광산 투어를 간다.
소금광산은 걸어서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렌지색 푸니쿨라는 타고 가야 한다. 약 10분 정도 올라가야 하니 웬만해서는 걸어 올라갈 수 없다. 아니 걸어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푸니쿨라 안에서는 호수 전경과 할슈타트 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푸니쿨라에서 내리면 바로 소금광산 입구가 있는 것이 아니다. 내려서 또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올라가는 동안 산세를 즐길 수 있는데, 저 아래 어디쯤에는 지금도 암염 덩어리가 묻혀 있을 것이다.
소금 광산과는 별개의 얘기지만, 라틴어에서 분화된 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등은 서로 언어를 배우기에 어려움이 우리보다 훨씬 덜한 것은 분명하다. 기본으로 단어가 서로 약간씩 다를 뿐 단어만 보면 어떤 의미인지 짐작하기가 너무 쉽다.
사진에 archaeologie in Hallstatt를 우리나라 여행객이 본다면 그림만 보고 이해를 할 수밖에 없을 테지만, 미국인이나 유럽인들이 보면 그 단어가 영어의 archaeology, 즉 고고학이라는 단어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다. 그걸 보면 아마 과거의 지질이나 과거에 여기가 바다에 잠겼었다는 내용이 설명되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쉽게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며 한참을 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드디어 소금광산 입구에 다다른다. 예약 시간에 맞춰 안내자가 기다린다. 그는 외국인 여행객들을 위해 독일어와 유창한 영어로 같은 내용을 두 번 반복해서 설명해 준다. 영어만 알아들을 수 있다면 꿀 먹은 벙어리처럼 멀뚱멀뚱 있지 않아도 된다.
내부로 들어가면 암염이 오밀조밀하게 전시되어 있다.
이제는 오래돼서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저런 나무 슬라이드를 두 번 정도 타고 움직여야 한다. 나름 어트랙션이다. 그러나 나무의 마찰이 있어서 속도가 많이 나지는 않는다. 너무 큰 기대는 금물.
아주 옛날 할슈타트 소금광산에서 발견된 이동계단이다. 사람들이 입구에서 들어와 소금을 캐고, 그렇게 캔 소금을 등에 짊어지고 저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고 한다. 얼마나 고된 삶이었을지 짐작이 되면서 우리나라 강원도 광산에서 석탄 캐던 광부들의 모습, 6.25 전쟁 후 독일로 왔던 파독광부들의 삶이 겹쳐지는 순간이었다.
할슈타트 소금광산 투어를 마치면 작은 '크리스털 잘츠'라는 브랜드의 소금을 하나씩 기념품으로 준다. 바트 이슐 지역 제품인 것 같다. 빌라나 슈파에 가면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소금이다.
푸니쿨라를 기다리면서 그 근처에 있는 식당 겸 전망대에서 할슈타트 전경을 맘껏 감상하는 것은 덤이다. 아이폰 X로 찍었지만 전문 카메라 못지않게 그대로 달력 그림이 될 수 있는 퀄리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