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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May 17. 2024

아일랜드 핫플, 템플바에서 만난 야바위꾼?

야바위란?


교묘한 수법으로 남을 속여 돈을 따먹는 노름.


원래 야바위란 말은 협잡의 수단으로 그럴듯하게 꾸미는 일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하는 방법과 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고, 기구도 트럼프 ·화투 ·궐련딱지 기타 노름에 따라 다양하다.

노름의 방법은 어느 것이나 얼른 보면 누구라도 쉽게 알아맞힐 수 있게 하여 돈을 대고 알아맞히면 댄 돈의 몇 배를 주고 못 알아맞히면 그 돈은 물주가 먹게 되는데 처음엔 물주와 한 통속인 사람들과 짜고 몇 번 돈을 따먹게 한다. 그것을 본 구경꾼이 현혹되어 돈을 대면 눈 속임수를 써서 못 알아맞히게 하고 돈을 따먹는다.


템플바 한가운데 웬 야바위꾼?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지만 순수한 야바위가 아닌 '도전적이라 이기기 어려운 내기' 정도 개념의 야바위를 템플바 거리에서 만났다.


그 자세한 내막은 이렇다.


철봉 오래 매달리기


한 사람당 5유로를 내고 철봉 오래 매달리기를 한다. 5유로를 내고 100초를 매달려 있으면 20배인 100유로를 받는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나는 자신이 없었지만 나름 건장한 유럽 청년들이 하나둘씩 도전을 한다. 도전을 위함이든 100유로를 따서 맥주를 마실 요량이든 말이다.


그러나 10분 넘게 10명 이상이 도전을 했지만 그 누구도 성공한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여자 한 명이 야심 차게 도전해서 무언가 집중하듯 눈을 지그시 감고 철봉에 매달렸으나 40초 언저리에서 철봉에서 손을 놓는다.


엄밀하게 속이는 것은 없으니 야바위는 아니지만, 저렇게 템플바를 찾는 이들의 주머니를 털려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도 관광객 입장에서는 템플바를 기억하는 하나의 아이템이 되기도 한다.

 


'거꾸로 자전거' 타기


거꾸로 자전거라고 표현했지만 정확하게 이 자전거 타기 내기를 설명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자전거를 타고 스타트 라인에서 약 5미터 정도 떨어진 피니쉬 라인까지 자전거를 타면 40유로를 받는 내기다. 물론 참가비가 5유로 있다.


자전거는 핸들과 앞바퀴가 반대다. 핸들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앞바퀴는 왼쪽으로 돌아가고, 반대로 핸들을 왼쪽으로 돌리면 앞바퀴가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지금까지의 자전거 상식과는 반대라 사람들의 자전거 타는 관성 때문에 조종이 쉽지 않다.


그러니 야바위 내기가 생기지 않았을까?



다들 상상하듯이 거꾸로 자전거를 타고 1미터도 채 가기 쉽지 않다. 어떤 사람은 핸들을 일자로 맞추고선 쌩하니 달려보지만 2미터도 못 가서 통제불능 자전거를 바닥에 넘어뜨린다.

그리고는 멋쩍은 웃음을 보이며 옆으로 빠진다.

그럴 때 마다 가운데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이 보인다.


그런데 이게 전부면 진짜 야바위다 하겠는데, 이 내기 운영자는 저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고는 피니쉬 라인까지 이동한다. 이것을 보여주면 너도나도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차서 도전을 하지만 결국 애꿎은 주머니 속 돈만 사라질 뿐이다.


그래도 파리 에펠탑에서 샤이요궁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진짜 야바위꾼들 보다는 한결 귀엽고 재미있다.

그렇게 더블린 템플바를 기억하는 하나의 아이템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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