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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May 25. 2024

프랑스: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천공의 섬. 몽생미셸


파리에서 출발해서 에트르타 절벽, 옹플뢰르를 거쳐 몽생미셸에 거의 10시나 돼서야 도착했다. 운전시간만 꼬박 6시간.


그래도 몽생미셸을 직관한다는 생각이 마치 스팀팩 맞은 테란의 병사처럼 힘든지도 모르고 운전을 하게 만들었나 보다. 지치기는커녕 어둠 속에 빛나는 몽생미셸을 보는 나의 가슴은 뛰기 시작했다.


멀리서 흐릿하게 보이는 몽생미셸. 점점 가까이 갈수록 그 자태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몽생미셸.

라파엘로의 그림 속 아기천사를 직관하러 드레스덴까지 갈 때의 그 느낌. 몽생미셸 하나 만을 위해 멀리 비엔나에서 날아왔다.


몽생미셸(Mont St-Michel)은 프랑스 북서쪽 노르망디의 해변에 뜬 작은 섬이다. 거주 인구 41명, 면적은 0.97㎢에 불과한 이 작은 섬. 바다 위에 홀로 솟구친 마법의 성처럼 보인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된 수도원은 바위섬 꼭대기에 고딕과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다.


조수간만의 차가 15미터에 이르는 이 섬에 수도원이 들어선 것은 8세기. 아브랑슈의 주교인 성 오베르(St. Aubert)의 꿈에 대천사 미카엘이 나타나 이 섬에 수도원을 지을 것을 명했다. 성 오베르는 꿈을 무시했으나 자신의 명을 따르지 않는 것에 노한 천사장은 재차 꿈에 나타났고, 이번에는 손가락을 내밀어 신부의 머리를 태웠다. 꿈에서 깨어나 이마의 구멍을 확인한 후에야 신부는 공사에 착수했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



선명하게 자태를 드러낸 몽생미셸 수도원. 전력을 아끼기 위해 조명을 줄이다 보니 아경으로는 그다지 혹하진 않지만 그래도 몽셸미셸 이름으로도 충분하다.


오늘의 팁!


차로 몽생미셸을 가면 마을 초입 주차장에 파킹을 해 두고 셔틀버스로 수도원 입구까지 가야 한다. 셔틀버스는 자주 있기는 하다.

그런데 마을 안에 숙소를 잡으면 마을 안까지 차로 들어갈 수 있다. 이때 미리 호텔 측에 차 번호를 알려줘서 등록을 해야 출입이 가능하다.

물론 비싼 만큼 마을 안 숙소라면 방에서 몽생미셸 야경을 즐길 수 있고, 아침 일찍 산책도 즐길 수 있다.


내가 몽셍미셸을 가던 때는 때마침 여름에 야간 개장을 하던 때라 밤에 입장이 가능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조금 쉬고는 바로 야경 배경의 몽생미셸과 그 안의 루미나리에(?)를 구경하러 길을 나섰다.



현대식 가게들도 있으나 중세 수도원 도시 한가운데 있는 듯 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수도원 마을 전체가 고풍스럽기 그지없다.


마을을 지나 꼭대기에 있는 수도원 건물로 간다.

조명이 프랑스 국기를 연상시키게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구성되어 있다. 약간 기괴하고 음산한 느낌을 주지만 그래도 몽셍미셸이니까.


대천사 미카엘이 몽생미셸 수도원의 상징이다.


이름 그대로 몽-생-미셸에 생은 성인, 미셸을 미카엘 대천사를 일컬으니 미카엘이 상징일 법하다.

육간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유튜부 영상 등을 찾아보면, 수도원 맨 꼭대기에 대천사 미카엘이 칼을 들고 사탄을 내려치려는 모습을 조각한 장식물이 있다고 한다.


수많은 계단을 오르면 수도원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회랑과 수도원 건물이 나온다.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스테인드 글라스. 반면 수도원 내부는 보는 이들을 경건하게 할 정도로 위엄이 있다. 정갈하고 깔끔하게 절제미가 있으면서도 그 절제 속에서 뿜어내는 위엄과 권위가 느껴진다.



성모 마리아와 죽은 예수의 피에타상도 있다.



크기가 굉장히 소박해 보이는 스테인드 글라스도 있다. 전체적인 느낌은 웅장보다는 소박하다.


대천사 미카엘을 상징하는 장식이 마치 하늘에서 갓 내려온 듯이 신령스러운 빛을 낸다.


12시가 다 돼서 하나 둘 불을 끄며 관람 종료를 알려와서 그대로 다음 날 밝은 날의 몽생미셸을 기다리며 숙소로 발길을 돌린다.


그렇게 몽생미셸과의 첫 만남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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