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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도나우강과 석회

도나우강 가운데 인젤 양쪽 물색깔이 다른 이유

by 비엔나 보물찾기

파란 하늘과 유유히 흐르는 도나우강. 그 도나우강의 두 물줄기 사이에 있는 도나우 인젤(insel). 그리고 멀리 보이는 칼렌베르크 언덕과 고풍스러운 시내 건물들. 고즈넉하면서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는 비엔나의 전경이다. 그 옛날 요한 슈트라우스는 저 잔잔하고 도도한 도나우강에서 영감을 얻어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작곡했을 것이다. 잠시 전경을 보면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듣는다.


처음 비엔나에 왔을 때 지인분께서 이 풍광을 보면서 들려주신 얘기를 공유해 보려고 한다. 도나우강을 보면 도나우 인젤을 사이에 두고 양 쪽의 물 색깔이 다르다. 강의 오른쪽은 좀 더 맑은 푸른색이고 왼쪽 물은 약간 흐릿함을 알 수 있다. 나에게 저 물 색깔이 왜 다를 것 같냐고 물으신다. 비엔나에 온 지 이틀 된 사람이 그 연유를 알리가 만무하다.


그 지인 분의 설명은 이렇다. 도나우강의 왼쪽이 흐리게 보이는 이유는 석회가 뒤섞인 물이고, 반대로 오른쪽이 맑은 푸른색인 이유는 석회가 강바닥으로 가라앉아 석회가 물과 분리돼 있기 때문이다. 왼쪽 강은 물줄기가 제법 세다. 그래서 석회가 물과 함께 섞여서 보인다. 그런데 오른쪽 강은 상류에 댐이 설치돼 있어서 수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아주 유유하고 고요하기까지 해서 석회가 바닥으로 가라앉는다고 한다.


그 설명을 듣고 보니 무심코 봤던 도나우강이, 그리고 도나우 인젤을 사이에 둔 두 물줄기가 달리 보인다. 옛말에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딱 이것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 한다. 요한 슈트라우스를 알고 비엔나를 모를 때는 그냥 선율이 아름다운 음악이네 정도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도나우 강을 보면서 그 음악을 들으면 음악이 달리 들리고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아이폰의 알림음을 이 음악으로 만들어서 썼던 적도 있다. 그리고 며칠 되지 않은 비엔나에서 석회, 댐과 얽힌 물의 색깔이라는 스토리를 알게 되면서 비엔나와 도나우강을 더 사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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