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비엔나에서 우버나 택시 타기

우버와 택시의 상생 모델

by 비엔나 보물찾기

우리나라에서는 우버가 불법으로 간주되어 승차 공유 서비스를 할 수가 없었다. 정부로부터 면허(license)를 받아야 택시업을 할 수 있는데, 우버는 면허 없이 여객 서비스를 하는 것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많은 나라에서 우버는 늘 불청객이었던 것 같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이동 수단으로써 분명 소비자 편익이 있는데, 혁신이 시대를 너무 앞서간 탓일까.


우버와 택시 간 상생의 길

처음에 오스트리아에 도착했을 때는 우버가 영업을 하고 있었다. 합법인지 불법인지에 대한 판단이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확실한 것은 택시보다는 월등히 저렴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2020년 어느 시점부터 우버 앱이 작동을 하지 않게 되었고, 그 기간은 체감상으로는 상당히 길었다. 우리나라와 같이 우버와 택시조합 사이의 오랜 법정 공방과 판결, 법안 제정 등의 과정을 거쳐 지금은 우버가 합법적으로 인정을 받은 것 같다.


우버가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여객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14년이다. 기존 법령 체계의 틈새를 노려 택시업이 아니라 여행업으로 등록해서 서비스를 해 왔다. 그러던 중 택시조합에서 우버를 불공정 경쟁을 이유로 소송을 걸면서 법적 분쟁이 시작되었고, 1차 소송은 택시조합의 판정승. 그 후로 택시조합은 우버를 상대로 2차 소송을 진행했는데, 비엔나 법원은 우버가 오스트리아에 정식 사무소를 설치하고 사업 허가증을 받은 후 정당하게 세금을 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마지막으로 3라운드. 오스트리아 의회에서 택시와 렌터카 업체에 같은 요금 체계를 적용해야 하는 법 개정안을 2019년 6월에 통과시켰다.


이런 일련의 택시조합과 우버 간의 분쟁 끝에 지금은 양 측이 타협점을 찾은 것 같다. 요금은 우버와 택시가 예전만큼 차이가 확연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버가 조금은 저렴한 것 같고, 또 달라진 하나는 우버를 부르면 택시가 오기도 한다. 물론 택시요금이 아니라 우버 요금을 받고 우버 앱에서 미리 등록해 둔 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택시와 우버가 서로 상생의 길을 찾은 것 같다.

비엔나에서 우버를 부르려면 UT앱을 깔면 된다. 한국에서 쓰던 UT앱을 그대로 쓸 수 있는 것 까지는 확인했다.


비엔나에서 택시 타기

비엔나에서 택시를 타려면 콜택시를 불러야 한다. 오스트리아 현지 전화로 31300이나 40100으로 전화를 하면 된다. 전반적으로 비엔나가 국제화된 도시라 영어를 써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그래서 택시를 부를 때도 영어를 쓰거나 독일어로 '택시 비테'(플리즈의 독일어 표현) 하면 된다.

그마저도 언어 장벽이나 귀차니즘이 도지면 택시 앱을 다운로드하여 사용하면 된다. 우버 앱과 같이 자신의 위치와 목적지를 누르면 호출이 가능하다.


비엔나는 대중교통의 천국

그런데 비엔나 내에서는 대중교통이 워낙 촘촘하게 잘 만들어져 있어서 택시를 탈 일이 거의 없다. 만약 짐이라도 있을라치면 우버를 부를 때 승합차를 부르면 된다. 그래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비엔나: 도나우강과 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