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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Aug 29. 2022

비엔나: 제체시온(Secession)#2

베토벤 프리즈 감상하기

베토벤 프리즈는 제체시온 지하 1층에 위치해 있으면서 총길이 34미터이면서 3면에 디귿자로 그려진 프레스코 화이다. 이 그림에 대한 해설은 티켓을 살 때 나눠주는 브로슈어에 아주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베토벤 프리즈는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베토벤 9 교향곡을 재해석한 것에서 영감을 얻었고, 행복을 찾는 인간의 갈구를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갈망(yearning) 클림트는 꿈을 꾸는 듯한, 흰옷을 입은 여인들이 체인처럼 날아다니는 모습으로 형상화했다.  여인들은 작품 내내 반복되어 나타나면서 우리들을 이야기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여인들의 아래는 그냥  공간이다.


왼쪽 벽 그림에는 벌거벗은 여인 한 명이 서 있고, 그 옆에서는 또 다른 벌거벗은 나체의 남녀 한쌍이 무릎을 꿇고 뭔가 앞에 있는 빛나는 황금옷의 기사에게 간절히 부탁하는 듯하다. 이 기사는 먼 산을 바라보면서 큰 칼을 들고 비장한 표정으로 서 있다. 그 위에는 동그란 월계관을 든 여성과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기도하는 듯한 여성 두 명이 지켜보고 있다.

왼쪽에 벌거벗은 나체의 세 사람은 '고통받는 인간'을 상징하는데, 이들은 빛나는 갑옷을 입은 기사에게 행복을 찾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이 황금빛의 갑옷을 입은 기사는 나약한 인간을 대신해 행복을 찾으러 먼 길을 떠나려 하고 있다. 야망과 동정심을 상징하는 두 여인이 황금빛 기사를 뒤에서 격려하고 있다.


정면의 좁은 벽면 그림은 '적대적인 세력(hostile forces)'으로부터의 위험과 유혹에 인간이 직면해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운데 거대한 원숭이처럼 생긴 타이포에우스(Typhoeus)는 털이 많은 가죽, 파란색 날개, 뱀처럼 생긴 몸을 가진 괴물로 몸이 벽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다. 그의 왼쪽으로는 타이포에우스의 딸, 세명의 고르곤이 있는데 이들은 각각 질병(sickness), 광기(madness), 죽음(death)을 상징한다. 이들의 뒤에는 해골같이 생긴 노파가 숨어 있다.

반대로 타이포에우스의 오른쪽에 있는 여자들은 다른 딸들이다. 각각 욕정, 불륜, 방종을 상징한다. 방종은 딸 하나의 배가 불룩 튀어나온 것으로 알 수 있다. 이렇게 몰려 있는 세 딸들의 오른쪽으로 비쩍 말라 너무도 연약해 보이는 여자가 한 명 더 있다. 타이포에우스의 큰 몸통을 배경으로 고개를 숙이고 한 발을 안은채 서 있는데, 쥐어짜는 슬픔(gnawing grief)을 보여준다.

 벽의 위에서 우리는 떠다니는 천사(floating genie) 머리를   있다. 클림트는  천사들의 머리가 적대 세력을 이겨내고 싶은 희망과 염원을 상징한다고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오른쪽 벽면에서 인간의 행복을 향한 염원은 시(poetry)에서 이루어진다. 인간은 시에서 평화를 얻게 된다. 이때 시는 리라를 든 여인으로 표현된다. 그 다음으로는 빈 공간이 있는데, 이 원래 빈 분리파 전시회 때는 막스 클링어의 베토벤 조각을 볼 수 있도록 뚫린 공간이었다고 한다.

그림에서 세로로 열을 맞춰 있는 세 여인은 예술을 의미한다. 황금빛의 기사에게 찾아달라 부탁했던 행복이 결국 시와 예술이었던 것이다. 이들의 오른쪽에는 천사의 합창단이 행복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들의 발아래에는 꽃들이 피어있기 까지 하다. 그만큼 밝고 희망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준다. 마지막 씬에서 클림트는 아주 극적인 클라이맥스를 그려낸다. 예술(arts)을 상징하는 여인들이 인간을 이상적인(ideal) 예술의 영역으로 이끄는 장면이다. 클림트의 예술은 천사의 합창단 앞에서 키스하는 남녀로 표현된다. 프리드리히 폰 실러의 환희의 송가(Ode to Joy)라는 시를 바탕으로 쓴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은 이제 '온 세상을 향한 키스(Kiss to the whole world)를 담고 있다. 이 두 남녀의 키스는 프리즈의 진짜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이 프리즈 작품은 순전이 장식품으로 기획되었고 전시회가 끝나면 철거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칼 라이닝 하우스란 사람이 이 그림을 사서 8개 섹션으로 나눠 그림을 떼내서 보관하고 있다가 정부에 기능을 한다. 1915년에는 오구스트 레더러라는 사업가가 구매했다가, 1938년에 나치가 강제 수용해서 빼앗았지만 오스트리아에 남게 된다. 이후 1973년에 오스트리아 정부에서 사서 10년간 복원한 후 원래 제체시온의 제 위치에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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