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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Sep 05. 2022

비엔나: 비엔나에서 '아아' 마시기

더운 여름엔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감히(?) 도전해 보자

비엔나에 처음 와서 놀란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아이스커피'다. 독일어로 아이스는 eis라고 하는데  우리로 치면 얼음이 아니라 아이스크림이다. 비엔나에 가자마자 더운 여름 날에 시내 카페에 가서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시켰더니, 커피 위에 아이스크림이 잔뜩 올려진 커피가 나왔다. 그 순간 아차하면서 아주아주 옛날 고등학교 때 배운 Eis가 생각났다. 아이스크림이었다.


비엔나에서 '아아', 즉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다. 지인 J의 이야기이다.


지인 J와 나, 그리고 비엔나에 오래 살고 있던 지인 L. 이 셋이서 카페 갔다. 그날 따라 J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셔보고 싶다고 호기롭게 시도를 했다. 비엔나에서 아이스커피는 아이스크림 커피라는 걸 이미 잘 알고 있던 J는 네이버에서 얼음을 독일어로 검색하더니 이내 찾아낸다. 독일어로 얼음은 Eis Würfel이고 아이스 뷰르펠이라고 읽는다. 발음이 어려웠고 더더구나 독일어에 다들 젬병이라 J는 네이버에서 몇 번을 발음 버튼을 눌러 연습을 했다.

여성 종업원이 우리 테이블로 다가오더니 어떤 음료를 주문할 거냐고 물을 때 J는 당당하게 커피 mit(함께, with) 아이스 뷰르펠이라고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런데 종업원이 계속 비테(Bitte)? 하고 묻는다. 잘 못 알아들었으니 다시 말해달란 의미였다. J는 이번에도 커피 미트 아이스 뷰르펠이라고 했더니 이상하게 그 종업원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그냥 가 버린다. 좀 이따가 영어를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매니저가 와서 무엇을 주문할 거냐 물었다. 이번에는 J가 제대로 발음하고 이해를 시킨 것 같다. 물론 영어로도 아이스큐브(ice cube) 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주문을 마친 후에 J와 L, 그리고 나는 왜 처음 여성 종업원이 황당해하며 더 이상 말을 않고 가버렸을까를 추정했다. 우리의 결론은 이렇다. J의 발음이 이상해서(?) 그 종업원은 아이스 뷰르펠을 eyes beautiful로 오해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동양인 남자 손님 셋이서 커피를 주문하면서 '너 눈이 참 아름답네'라고 하면 그 누가 들어도 황당해했을 법하다. 그런 힘겨운 과정을 거쳐 결국 우리 셋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여기서 tip! 아이스 아메리카노 만들어 마시기

비엔나에서 커피를 시키면 꼭 커피와 함께 물을 한잔 준다. 일단 커피를 희석할 물은 기본으로 딸려 나오는 것이다. 관건은 얼음이다. 카페에서 '아이스 뷰르펠'을 함께 줄 수 있냐고 묻고 정확하게 의사가 전달되면 따로 컵에 얼음을 가져다준다. 물론 커피용은 아니고 대부분 음식을 만들 때 쓰는 얼음인 것 같다.

이렇게 커피, 물, 얼음이 준비되면 과감하게 얼음 컵에 커피와 물을 부으면 잠시 후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길 수 있다.

그럼에도 아아를 즐기는 가장 빠른 방법이 있다. 스타벅스를 가면 된다.

*출처: www.gutekuech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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