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비엔나,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도시 1위

‘가장 약자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계약의 나라

by 비엔나 보물찾기

오스트리아는 사회민주주의 국가이다. 사회주의의 색채가 있는 만큼 하위 계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이 잘 되어 있다. 그런 잘 갖추어진 사회 안전망을 보여주는 두 가지 사례를 흔히들 얘기한다. 하나는 대중교통 연간회원권(yahres karte) 이고, 다른 하나는 젬멜(Semmel)이라는 빵이다.


대중교통 연간회원권

비엔나는 대중교통의 천국이다. 1회권 하나만 있으면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지하철, 트램, 버스 어느 것을 타도 된다. 1일권을 사면 하루 종일 무제한으로 대중교통 수단을 모두 탈 수 있다. 비엔나에서 오래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템이 있다. 연간 회원권이다. 연간 회원권 가격이 참 요상하다. 365유로이다. 그 말인즉슨, 하루에 1유로만 내면 비엔나 내에서 모든 대중교통은 무료다. Wiener Linien은 홈페이지에 하루 1유로를 광고 포인트로 홍보를 한다.


'365 days of umlimited mobility for one euro a day'


하루에 약 1350원을 내면 모든 대중교통이 무료라니, 굳이 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다. 또한 차를 소유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이동권'을 보장해 주는 아주 좋은 복지제도인 셈이다. 베를린에 갔을 때 한 달 대중교통 무제한 요금이 70유로 정도 한다고 하니, 독일에 비해서도 아주 좋은 조건에 대중교통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은 복지제도라 생각된다.


참고로 연간회원권을 신청하려면 큰 지하철역(Praterstern, Stephans Platz, Wien Mitte 등)에 있는 Wiener Linien 사무실로 가서 신청하면 된다. 돈을 지불하면 실물 카드가 집으로 배송돼 올 때까지 쓸 수 있는 임시 티켓을 준다. 그리고 사용 가능한 시점은 매달 1일부터다. 내가 20일에 가서 신청하면 그 달 1일부터 시작할 것인지, 아니면 다음 달 1일부터 시작할 것인지를 정하라고 한다. 그다음 달 1일부터라고 신청하면 신청일부터 그 달 말까지는 일반 티켓을 끊고 다녀야 한다.


만약 중간에 연간회원을 그만두어야 할 일이 생길 수 있다. 이때에는 역시 Wiener Linien 사무실에 가서 취소를 하면 된다. 그러면 월 단위로 잔여 금액을 온라인으로 환불해 준다. 이때 수수료 22유로는 제한다.


젬멜(Semmel)

젬멜은 동그랗고 약간 딱딱한 빵인데, 가운데가 바람개비 모양으로 무늬가 있는 일종의 '오스트리아 국민빵'이다. 비엔나 시내 식당을 가면 전식으로 자주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빵이 왜 사회복지제도와 관련이 있는지 유추하기가 쉽지 않다. 나도 들은 얘기라 100퍼센트 확실치는 않지만, 젬멜을 개당 1유로 내외로 유지하기 위해서 오스트리아 정부가 제빵 회사에 보조금을 준다고 한다. 빵이 주식인 유럽과 오스트리아에서 적어도 빵을 못 먹어 굶는 사람은 없도록 하기 위한 배려 차원에서 가격을 최대한 낮게 유지하는 복지 정책의 일부라는 설명을 들었다. 실제로 빌라나 슈파에 가 보면 젬멜 빵은 90센트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Der Mann이나 Stroeck, Anker 같은 베이커리에서 젬멜 빵에 햄, 치즈를 넣은 젬멜 샌드위치는 가격이 2~3유로로 다른 일반 샌드위치에 비해 가격이 더 저렴했었다.

어릴 때 읽었던 무협지에서 인상적이었던 단어가 있다. '명불허전'. 이름은 헛되지 전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두 가지 제도만 봐도 오스트리아의 사회복지제도 수준은 가히 명불허전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든다.

*출처: www.gutekueche.at


매거진의 이전글오스트리아 와인에 대한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