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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름은, 흑백요리사 에드워드 리

*이 콘텐츠에는 ‘흑백요리사’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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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요리는 이균이 만들었어요”


성황리에 마무리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흑백요리사. 흑백요리사의 최종 우승자는 되지 못했지만, 진정성이 담긴 음식과 자신만의 스토리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참가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바로 에드워드 리. 이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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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리는 서울에서 태어난 후 1세 때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 유명 요리 프로그램인 아이언 셰프 우승자이자 백악관 국빈 만찬 셰프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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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고 싶어 흑백요리사에 나오게 됐다고 밝힌 에드워드 리는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양식 및 고기 요리를 버리고 매 순간 한식을 베이스로 한 창의적인 요리들을 선보였다.


“My competitor is really myself”라 힘주어 말했던 에드워드의 경쟁 상대는 다른 셰프들이 아닌 바로 에드워드 리, 자기 자신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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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는 세미파이널 1차 미션 ‘인생을 요리하라’에서 자신을 ‘비빔 인간’이라고 소개하며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겪었던 정체성 고민을 담아낸 참치 비빔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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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회로 덮여 있어 겉보기에는 일본 음식 같아 보이지만 속은 비빔밥인, 그리고 썰어 먹어야 하는지 비벼 먹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이 음식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살아온 에드워드 리의 고민을 잘 표현했다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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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저력은 ‘두부’를 주제로 30분마다 새로운 요리를 선보여야 했던 세미파이널 2차 미션 ‘무한 요리 지옥’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한 번이라도 삐끗하면 탈락할 수 있는 규칙 속에서 에드워드 리는 두부를 주제로 프렌치/이탈리안 풀코스라는 도전적인 요리를 선보였고 결국 파이널 미션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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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리는 마지막 파이널 미션 ‘이름을 건 요리’에서 자신의 한국 이름이 ‘이균’임을 밝히며 꼬깃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에드워드 리는 서툰 한국말로 “떡볶이 시키면 항상 떡이 두 개 세 개 남아요. 그래서 저는 그것이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그거 아니에요. 풍족함과 사랑,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 이것이 바로 한국 음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라고 말하며 한국 음식에 담긴 따뜻한 정을 표현한 요리 ‘나머지 떡볶이 디저트’를 선보였고 심사위원은 물론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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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가 넘는 나이에도 정체성을 찾아 부단히 노력하던 에드워드 리를 보며 우리의 인생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연속임을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아직 자신을 명확히 규정하지 못한다 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곧 ‘살아간다는 것’이고, 이미 나의 이름을 찾았다고 믿었던 사람도 인생을 살다 보면 또 다른 이름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쉽고 안전한 길보다 어렵고 위험한 길을 택해 ‘이균’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찾아낸 에드워드 리처럼 우리도 매 순간 도전을 통해 진정한 나의 이름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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