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면 몰려오는 것

자괴감인가?

by 소원 이의정

아직은 신체가 건강하단 신호인지 주기적으로 우울감이 급습할 때가 있다.

여성호르몬이 내 몸에 남아 있는 한 이 우울감은 예술의 혼을 불러올 수도 있는 동반자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많이 무기력하고 우울하여 손하나 까닥 못 하고 있다.

물론 출근을 하고 웃으며 일하고 있지만 나 스스로를 생각하면 끝도 없이 우울하기 짝이 없다.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땐 주로 오디오북을 듣거나 드라마를 본다.

또는 내가 관심 없는 분야의 주제로 브런치 글을 많이 읽는다.

예를 들면 나는 호캉스 족이다.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눕거나 앉아서 시간 보내길 좋아한다.

그래서 캠핑하는 Youtube나 글을 찾아 읽곤 한다. 내가 하기 싫은 분야이므로 대리만족을 느낀다.

초보 캠프러가 프로로 변신하는 글은 참 재밌었고 흥미로웠다. 그분은 내 아들과 동갑인 아들이 있었다.

그 아이는 아빠와 함께하는 캠핑이 즐거워 보였다.


우리 가족 나, 어마마마, 아들은 지난주 목요일에 1박 2일로 속초에 있는 호텔에서 호캉스를 했고 역사체험을 위해 오죽헌에 갔었다. 뽀송하고 깔끔하고 힘든 거 없는 그런 밋밋한 여행이다.

캠핑하는 가족의 낭만에 비하면 무난한 가족 여행인데 아들에게 왜 이리 미안한 마음이 들까?

내가 만약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아들과 함께 낭만 캠퍼로써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해 준다면 정서적으로 더 좋지 않을까?


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감사하고 고마운 아들인데.

나의 결정으로 아빠가 없이 살게 해서 미안하다.

다양한 가족 구성원들이 있고 이런저런 사연들이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지금 나의 우울감으로는 그저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아들을 꼭 안아줘야겠다.

그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마음껏 안아주고 뽀뽀해 줘야겠다.

누구나 주는 사랑이지만 난 더 주도록 노력해야겠다.

아들을 위해 노력하는 엄마로 평생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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