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다, 돌아온다 말만 하던 싸이월드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형태로 '진짜' 돌아왔다. 적어도 10년 이상 된 사진들을 다시 꺼내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물론 아직까지는 사진첩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 대한 복구 데이터는 안내가 되지 않고 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다이어리도 기존 '11억개'의 글들을 돌려놓을 것이라 하며, 도토리를 주고 산 음악은 원칙적으론 복원해야 하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부분은 잠시나마 존재했던 싸이월드 내 블로그 영역. 싸이월드 페이퍼 시절 이곳에 스포츠 관련 글을 썼던 것이 '내 블로그'의 출발점이었다. 싸이월드 페이퍼가 블로그로 전환됐고, 이후 서비스가 종료돼 네이버로 넘어왔었는데 모든 데이터를 다 가지고 오진 않았었다. 플랫폼을 자꾸 옮기다보니 유실된 내 글들을 만약 다시 볼 수 있게 된다면 그 또한 재밌는 구경거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은 복구 했지만, 예전만큼의 전체 싸이월드 플랫폼 활성화 가능성은 물음표가 든다. 대충 생각해봤을 때는 굉장히 유용하게 사업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디까지나 일개 블로거의 생각인가 싶다.
미니홈피 안의 미니룸에 주목했다. 자신만의 고유 캐릭터가 내 일촌의 미니홈피의 미니룸에 들어갈 수 있게 설계된다면? 그게 흔히 요즘 말하는 메타버스와 다를 게 무엇인지 싶었다. 특정 업체나 기업의 미니홈피 룸을 구성해서, 어떤 내용에 대한 미션(다양한 액티비티 : 이벤트, 설문조사, 게임, 상품구매 등)을 할 수 있게 끔 만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심지어 가상공간, 메타버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필요한 블록체인과 관련해 싸이월드는 '싸이클럽'이라는 코인이 이미 갖춰져 있다. 도토리가 곧 코인화 되는 것이겠지.
나름 실체가 있고, 기존에 갖춰진 인프라를 발전시키면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이 모든 것은 다 행복회로처럼 보여진다. 실제 싸이월드를 새로이 개발하고 운영하는 주체 간에도 여러 다툼이 있어왔고, 이 문제는 여전히 쉽게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유명한 기업들이 투자를 하고 도움을 주고 있지만 번번히 진척이 없었던 이유다.
싸이월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뒤 유행을 탔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은 모두 저마다의 특성이 있고 모든 기능을 포괄하진 못했다. 이 점은 싸이월드도 동일하다.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는 미니홈피는 폐쇄형 플랫폼에 가깝다. 하지만 이런 폐쇄형 플랫폼을 선호하는 층도 분명히 존재한다. 사진이 있어야만 게시물을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 게시글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형태도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식으로던 오래 유지될 방안을 가지고 돌아오는 것이 필수다. 그렇게 다시 운영을 시작한다면 예전 만큼은 아니더라도 분명 많은 이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