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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랑 Jan 02. 2023

주입식 야구 지식을 밖으로 꺼내다

<야구,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를 읽고


10년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야구를 쉽게 알려주기 위해 쓰여지는 책들은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10년 전과 지금 달라지고 있는 것은 디테일. 대개 야구 입문서들은 '너무 어렵거나' 혹은 '너무 쉽거나'의 범주를 벗어나기 힘들었다. 분명 야구 입문서라고 쓰여 있는데 고등학교 이후로 잊고 있었던 숫자 공식이 나와 책을 덮게 만드는 경우도 있고, 혹은 야구에 흥미가 있는 정도면 속독이 가능한 기초 정보 나열 선에서 끝나 이걸 이해해도 진짜 야구에 입문하기 위한 지식으론 턱없이 부족할 때도 있다. 


그래서 이번 책의 난이도가 어느정도일지 개인적으로 궁금했었다. 저자의 야구 지식 정도에 대해서는 그분의 경력 등을 보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과연 야구를 즐기는 세대의 니즈를 고루 채워줄 수 있을까라는 점에서 의문이 있었다. 야구를 오랫동안 봐온 '고인물' 시점에서 보더라도 이 책은 밸런스를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야구를 직접 해보며 생겼던 약간의 궁금증들에 대해서 이번 책을 읽고 다시 한번 꺼내볼 수 있었다. 오른손잡이인 내가 이상하리 좌타석 배팅을 좋아하는 것도 콘택트 능력이 올라가는 것 같은 '기분탓' 때문이라는 것도 알았다.


섬세하게 바라보려면 한도 끝도 없는 야구라는 종목 특성상, 이 책을 읽고 적어도 여러 개의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은 당연하다. 야구를 이해하는 시점에서도 특정 명제에 대해서 '왜?' 라는 물음을 가지지 않고 넘어가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타자는 우완투수를 상대하는 것에 문제가 없는데 좌타자는 좌완투수에게 약하다는 통념을 대부분의 팬들은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긴다. 또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이 전력질주보다 느리다는 명제에 대해서도 일률적으로 '전력질주가 빠르다' 라는 설명에 수긍하고 넘어가곤 했다. 이번 책을 라이트한 야구팬이 읽는다고 보면, 이렇게 주입식으로 알게된 정보가 있거나 혹은 탐구를 해보지 않은 정보를 바깥으로 꺼내 생각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야구를 취미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야구에 빠진 계기가 많이 다르다. 적어도 한국 안에서는 다른 종목보다 훨씬 더 많고 다양한 이유들이 들어있다. 선수와 팀 팬부터 시작해 야구장의 분위기, 먹거리, 치어리더, 굿즈를 통해 입덕하는 팬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그동안 무작정 야구를 좋아하며 응원부터 시작해 콘텐츠까지 만들어 보니 다양한 계기로 입덕하는 팬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말로 대화를 해보면 '같은 종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맞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못 나갈 것이다. 


개인적으로 야구를 좋아하는 다른 모임의 사람과 '당야즐 프로젝트'(당신이 야구를 즐기는 108가지 이유)를 만들어보는 중이다.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이 세상의 모든 방법들을 알려주는 내용을 담는 것이다. 이번 저자가 책 안에서 9이닝에 걸쳐 각각의 재밌는 공 하나하나를 던져주는 느낌이었는데 이를 벤치마킹 해서 2023년에는 당야즐 프로젝트를 완성시켜야겠다는 소박한 목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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