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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랑 Mar 22. 2023

스테이플스 센터의 변신은 무죄 ep.3


스포츠 여행 시리즈

스테이플스 센터(크립토닷컴 아레나)의 변신은 무죄 ep.3


LA 스포츠 여행의 세 번째 이야기. 오늘의 주인공은 LA 도심에 위치한 스포츠센터, 구 스테이플스센터, 현 크립토닷컴 아레나다. 몇년 전 스테이플스 센터의 명명권이 크립토닷컴에 팔리면서 이름도 바뀌었다. 


이름도 변신했지만, 원래 이 크립토닷컴 아레나는 구장 내 시설이 정말 다이나믹하게 바뀌는 것으로 유명하다. 분명 체육관 시설은 하나인데, 이 곳에서 정말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가 다 열린다. 메인 이벤트는 농구다. 이 곳을 홈 구장으로 쓰는 농구 팀만 3곳이다. LA레이커스, LA클리퍼스 남자 농구팀은 겨울 시즌에 이 곳을 홈으로 쓴다. 그리고 여자농구 LA스팍스는 여름 시즌에 이 곳을 홈 구장으로 쓴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겨울 시즌에 이 곳에서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린다. 제대로 본 것 맞다. '아이스하키' 팀인 LA 킹스의 홈 구장 역시 크립토닷컴 아레나다. 


하키 잘 몰라도 좋다. 하키에 빠질 기회는 1경기면 충분하니까.
WNBA 경기가 벌어지기 전 모습


그래서 겨울에 이 곳에서는 재밌는 장면이 많이 벌어진다. LA클리퍼스와 LA레이커스가 동시에 하루에 이 곳에서 홈 경기를 개최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한 팀이 낮경기를 치르고, 나머지 한 팀이 저녁 경기를 뛰게 된다. 그리고 농구 경기 다음날 하키 경기가 열릴 경우에는 얼음을 만드는 작업을 수시로 하게 된다. 크립토닷컴 아레나가 그만큼 스포츠 이벤트로서는 미국 안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랜드마크의 입지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LA에 스포츠 여행을 겨울에 갔을 때 이 곳에 여러 번 방문했다. 위치부터 LA 도심 한복판에 있고 한인타운에서도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보니 접근성도 좋다. 워낙 다양한 '홈 팀'을 품은 곳이다보니 경기장 내 구단 샵을 가면 다양한 종목, 다양한 구단의 굿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샵에서도 각 구단의 홈 경기 일정에 맞춰 해당 구단의 굿즈들을 조금 더 전면배치 하는 등의 작업을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경기가 없는 구단의 굿즈도 물론 다 찾아볼 수 있다. 단순히 스포츠를 좋아하는 팬 입장에서는 샵 한 곳을 방문해 4개 구단의 굿즈를 구경하고 구입할 수 있다. 일석삼조도 식상하다. 일석사조다. 




크립토닷컴 아레나 수용 인원은 20,000명이다. 체육관으로서는 초대형 규모인 것은 분명하다. 꼭대기 층에서 경기를 관람할 경우에는 진짜 하늘에서 농구, 하키를 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보는 데 불편하거나 하는 점은 없다. 고층에도 팬들을 위한 푸드 바, 간식 매장들이 많다. 아, 다만 이 곳에 맥도날드가 입점해있는데 너무 많은 기대를 해서는 안된다. 가격은 한국과 큰 차이가 없지만 미국에서의 맥도날드는 한국 햄버거만큼 내용물에 충실하지 않다. 그렇지만 맥도날드보다 더 많고 맛있는 먹거리들이 경기장 안에도 충분히 많이 있다. 경기를 편하게 관람하는 데 있어 최고의 매력이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여자농구 경기를 보러 갔을 때, 유일하게 1층과 2층 사이의 좌석에서 경기를 봤다. 당연히 자본주의 미국에서 그래도 밸류가 떨어지는 경기의 티켓이 싸다. 좌석 뷰를 보고 든 생각은 '비싼 값을 한다' 라는 것이었다. NBA 기준으로는 코트사이드(경기장 바로 앞 좌석) 티켓 가격이 몇 백만원, 심지어 천 만원가까이도 하는데 그런 곳에서 보는 경기는 얼마나 재밌을까 라는 생각도 한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농구 경기를 본다면 겨울에 열리는 NBA 경기를 추천한다. LA레이커스는 LA의 전통의 명문이고, LA클리퍼스는 떠오르는 신흥강호이자 최근 몇 시즌 계속해서 상위권 후보로 꼽히는 팀이다. 어떤 경기를 보더라도 눈이 호강하는 멋진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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