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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랑 Mar 26. 2023

농구 한 경기 보기 어렵다 ep.9


스포츠 여행 시리즈

농구 한 경기 보기 어렵다, 휴스턴 농구장 이야기 ep.9


휴스턴이 관광도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인들을 이 곳에서 찾자고 하면 중국인들이 많은 편이다. 물론 미국 어디에서나 중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맞지만, LA에는 동남아시아인들이 많다거나 샌프란시스코엔 일본인들이 많다 등 특징이 있다면 중국은 상대적으로 중국인들이 많다. 또 하나의 증거로 여러 상가 내 푸드코트 등에서도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점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휴스턴 도시가 중국인들과 또 하나의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휴스턴 로키츠 농구팀에 전설 '야오밍'이 뛰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휴스턴 로키츠의 슈퍼스타들을 돌이켜 본다면 드와잇 하워드, 제임스 하든 등이 있지만 야오밍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의 슈퍼 농구스타일 뿐 아니라 휴스턴 로키츠의 슈퍼스타였다. 그래서 휴스턴에 있는 도요타 센터를 방문했었을 때는 분명 야오밍은 없지만 아시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었다.




우선 휴스턴 로키츠 경기를 볼 때 몇 가지 확인해봐야할 사항이 있다. 관광객이 많은 대도시 홈 구장과 달리 중소 도시에서 스포츠를 볼 때는 관광객 배려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휴스턴 또한 그랬다. 보통 미국에선 경기를 보러갈 때 가방이 있으면 공항 입국심사대마냥 첨단 시스템 검사를 통해 확인하고 들여다보내주곤 한다. 하지만 이는 대도시일 때 얘기다. 그런 체계가 없는 곳은 애시당초 'NO BAG'로 선을 긋고 반입이 원천 차단되는 경우도 있다. 배낭정도 규모의 가방은 무조건 숙소 혹은 차에 두고 와야 한다. 뚜벅이 여행객이라면 꼭 체크를 해야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따지듯 문의했을 때 '차에다 놓고 와'라는 답변을 들었었다. 방문 당시 경기 약 2시간 전이었기에 다행이지 시간이 촉박했다면 큰일날 뻔 했다. 


또 한가지. 대부분의 미국 스포츠는 '스텁헙'이라는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서 티켓 구입을 할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의 고정된 가격보다 스텁헙에서 사는 것이 대체로 싸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중고 티켓 거래로 사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고, 당연히 많이 팔리다보면 점점 가격은 올라간다. 실시간으로 좌석별 가격이 다 다르게 책정되어 있다. 그런데 도요타 센터를 가기 위한 휴스턴 로키츠 표를 살 때는 'flash seats' 홈페이지에서만 구입이 가능했다. 독점적으로 티켓을 유통하는 다른 거래처가 있었다는 얘기다. 미국 여행을 하면서 이런 경우를 직면한게 휴스턴 농구를 제외하곤 아직까지는 보지 못했었다. 분명 한 단계 더 진보된 시스템을 가졌을 것 같지만, 한국과 비슷하거나 혹은 그보다도 보수적 느낌의 직관 절차가 남아있다.


*여기서 한가지 더 복잡한 절차가 있을 수 있다면 바로 '모바일 티켓'을 보여줘야 하는 경우다. 우리나라는 종이티켓과 모바일티켓을 선택해서 두가지 모두 혼용해 입장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간혹 모바일로 입장권을 보여줘야만 들어가게 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그 입장권 화면을 들어가는 과정에서 한국 휴대폰으로 들어갈 수 없는 앱을 깔아야 하는 등의 변수가 남아있다. 각각의 경우 모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본인이 갈 여행지의 스포츠 경기에 관해서 사전에 리뷰 등을 찾아보는 것이 보다 편한 여행을 만들 수 있다. 



아무튼. 이렇게 복잡한 입장 절차를 거치고 들어간 도요타 센터. 늘 농구장에 들어갈 때마다 항상 설레는 것은 똑같다. 웅장한 경기장 내부와 빨간색 물결이 넘나드는 분위기는 색다른 느낌을 안겨줬다. 이 당시에는 또 우연히 휴스턴 로켓츠와 상대하는 원정팀이 내가 팬인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였다. 가장 좋아하는 농구선수인 데미안 릴라드를 실제로 처음 경기장에서 본 것이기도 하다. 제임스 하든과 데미안 릴라드의 맞대결! 결과는 원정팀 포틀랜드의 승리였다. 이 때 까지만 하더라도 포틀랜드 부심(?)이 그렇게 크지 않았을 때곤 하니까 엄청난 세레머니를 하지는 않았는데, 여행자 시점으로는 사실 어지간하면 홈 팀의 승리가 반가운 것은 사실이다. 


휴스턴 로켓츠 구장은 아시아와 인연이 있다. 경기장 명은 일본과 관련있는 '도요타' 센터이며, 이 팀 출신 레전드로는 중국인 야오밍이 있다. 야오밍 때문에 휴스턴 팬이 된 중국인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구단에서는 중국과 관련된 기념 행사를 한다. 딱 직관을 갔던 날의 테마가 그랬다. 중국 관련된 테마로 경기 중간 행사 및 공연이 다 진행됐다. 분명 휴스턴은 관광도시로 분류되지도 않는데, 그럼에도 중국인들은 어디에도 많다. 휴스턴도 예외가 아니었다. 요즘에서야 한국인들이 미국 농구 무대에 발을 들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적어도 농구장에서 만큼은 한국이 NBA에 영향을 주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경기장 인프라의 차이를 한국과 미국을 비교하면 종목 불문하고 한국이 밀리는 것은 사실인데, 특히 농구장(체육관)의 차이가 너무나도 커 보인다. 야구장이야 솔직히 돔구장이 아니고서야 야구 이외의 특별한 액티비티를 활용하기가 쉽지는 않다. (풋볼 경기장을 겸하는 경우 제외) 그렇지만 체육관은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콘서트로 활용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로도 얼마든지 쓰일 수 있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앞으로 생기는 다목적 실내시설들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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