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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랑 Mar 27. 2023

NBA 브루클린 바클리센터 ep.13

ⓒ pixabay


스포츠 여행 시리즈

NBA 브루클린 바클리센터 / 브루클린 네츠 ep.13

뉴욕 여행을 떠올렸을 때 누구나 간직하고 싶은 사진 한 장이 있다. 그것은 맨하튼과 브루클린 사이를 이어주는 덤보 다리 앞에서 찍는 기념 사진. 이것 때문에 '브루클린'이라는 곳이 미국을 여행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낯설지 않은 지명이 됐다. 


브루클린은 뉴욕 맨하튼과 말 그대로 다리 하나만 건너면 될 정도로 가깝다. 그 곳을 연고로 하는 NBA팀이 있다. 브루클린 넷츠. 과거 뉴저지를 연고로 둔 농구 팀이었으나, 브루클린으로 이적했다. 서울로 치면 고양에서 분당으로 간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까. 


그런데 참 묘하다. 브루클린을 여행할 때 누구나 남기고 싶어하는 그 덤보 다리 아래 사진을 보면 특별할게 없을 것 같으면서도 도시적이고, 세련됐고, 힙하다. 과거 시대 때 트렌디함이 그냥 냉동된 상태로 2023년으로 날아온 느낌이다. 그리고 이 느낌이 신기하게도 브루클린 넷츠 농구팀에 그대로 투영됐다. 구단 로고부터 방문해서 본 느낌, 여러가지 풍경 등이 모두 한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다. 그냥 "브루클린하다"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고 싶을 정도니까.



브루클린의 홈 구장 바클리 센터는 외관으론 별로 특별할 것이 없다. 대로변 앞에 있는 스타디움 안을 들어갔을 때부터 힙한 느낌을 준다. 경기장 내부부터 흰색과 회색, 검정색 즉 무채색을 기반으로 한 스타디움 인테리어를 느낄 수 있다. 레트로 감성이랄까. 플로어 색깔도 중세시대 건물 목조바닥을 연상하게 하는 색깔로 꾸며놨다. 색깔만 그렇다는 이야기다. 한국에서 어느 농구장을 가도 뻔한 느낌의 체육관 내부 모습을 보다가 이런 콘셉트있는 느낌의 NBA 경기장을 방문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어느 스포츠던 그라운드, 플로어와 가까워질수록 티켓 값은 비싸진다. 또 미국 스포츠는 상대팀에 따라서도 수시로 티켓 가격이 바뀐다. 아마도 2023년의 브루클린 티켓은 모르긴 몰라도 5년 전에 비해 거의 2배 가까이 뛰었을 것이다. 브루클린 네츠가 5년 전에는 이른바 '스투핏 머니'를 쓴 뒤에 그로기 상태로 시즌을 치르고 있었다. 그 때는 선수단과 얼마 떨어지지도 않은 1층 좌석이 100달러도 하지 않았다. 농담인 것 같지만 진짜였다. 메디슨 스퀘어가든 때 4층 꼭대기에서 본 가격을 바클리 센터 방문 때 1층에서 봤으니. MSG가 예외였지, 대부분의 팀들은 성적이 곧 티켓 가격과 연동되기 마련이다.



브루클린 네츠의 힙함은 굿즈에서도 묻어나온다. 우리나라에서 한국의 NBA 스타라고는 과거 포틀랜드에서 뛰었던 하승진, 그리고 데뷔할지 모르는 이현중 정도가 끝이다. 그런데도 한국의 NBA 매장 가면 브루클린 굿즈를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잘 만들었으니까'. 요즘 대세가 일상 속에서도 쉽게 입을 수 있는 스포츠 굿즈를 만드는 것이라고는 하는데, 브루클린은 농구 쪽에서는 손꼽힌다고 생각한다. 기본이 검정, 회색 베이스라 유리한 것도 있겠지만 아무튼 잘 만든다. 만약 브루클린 팬이었다면 이 때도 이 곳에서 굿즈를 쓸어왔을 것이니까. 


정리하자면 바클리 센터 방문을 뉴욕 여행 스케줄에 넣는 것은 매우매우 합리적이다. 맨하튼에서 멀지도 않고, 방문 당시 숙소가 퀸즈 쪽이었는데, 브루클린에서 맨하튼 거치지 않고 퀸즈 방향으로 가는 지하철도 있어서 밤늦게 이동도 편했다. (후술할 '급행 이슈'를 제외한다면 그렇다.) 또한 바클리센터 티켓 가격이 올라갔다고는 해도 MSG보다는 싸게 구할 수 있다. 그리고 구장 안이 이쁘고, 굿즈도 이쁘다. 보는 맛이 있다. 결정적으로 농구도 준수하게 잘 하는 편이다. 자유의 여신상 투어를 낮에 한 뒤에 저녁 때 방문하는 코스로도 좋고, 맨하튼에서 놀다가 넘어와도 좋다. 여러가지 매력이 있는 브루클린이다.


ⓒpixabay


*아, 뉴욕 편 마지막 포스트가 될 테니 지하철과 관련된 한 가지 이야기를 한다면 한국에선 절대 볼 수 없는 일들이 몇 가지 있다. 한 플랫폼에서 여러 호선의 열차가 들어오는 것 정도야 이제 한국에도 도입된 시스템이니 놀라울 것이 없다. 다만 내가 분명 타고 있던 완행열차가 갑자기 특정 사유로 인해 급행으로 변경되서 달린다. 그런데 안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별 일 아니라는 듯 가만히 있었다. 숙소 앞 정거장은 급행 정차역이 아니어서 거꾸로 다시 돌아온 일이 있다. 물론 밤 시간대이기 때문에 특정 시간 이후 승객이 많지 않은 역을 대상으로 적용한 것 같기는 한데, 뭔가 특이하다. 뉴욕 지하철은 24시간 다닌다고 하지만 밤 시간대 배차간격은 꽤 긴 편이다. 이 점을 알아두고 가면 당황할 일들을 조금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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