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 넘쳤던 한 주!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한 가지 고민이 있었어요. 이엪지 콘텐츠 대부분이 환경이나 인권, 비거니즘 같은 딥한 사회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보니, 클릭하기 선뜻 망설여지는 게 있다고 느꼈거든요. 진입장벽이 높다고 해야 할까요? 내용이 어려우면 제목이랑 썸네일이라도 쉬워야 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홈페이지를 서치해보면서 디자인이나 레이아웃을 많이 참고해봤는데요. 저는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비슷하면서, 사진보다 일러스트로 된 썸네일에 더 매력을 느끼더라고요. 특히 모바일은 유튜브도 그렇고, 제목보다는 썸네일이 훨씬 눈에 잘 들어왔어요.
그래서 이엪지 홈페이지도 기존의 썸네일을 일러스트 디자인으로 하나씩 바꾸기 시작했어요. 기존 썸네일은 사진을 위주로 했기 때문에 양옆에 어떤 사진이 있냐에 따라 서로 톤이 안 맞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일러스트 느낌으로 디자인을 바꾸니, 전체적으로 비슷하면서 다른 느낌의 톤을 주기 훨씬 편하더라고요! 친근하고 귀여운 느낌이 들어서 예전보다 클릭하고 싶은 느낌이 강해졌어요 :)
물론 더 귀찮아진 것도 있어요. 예전에는 관련된 사진을 직접 찍거나 인터넷에 찾아서 집어넣곤 했는데, 이제는 레이아웃부터 색감, 아이콘과 들어갈 텍스트까지 새로 만들어내야 하니까요. 참고로 저희는 디자이너가 없어서, 썸네일에 들어가는 일러스트는 전부 무료 사진 사이트에서 가져와요. 이번에 썸네일 작업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포토샵이랑 일러스트도 깔아봤는데요. 이것저것 만져보면서 디자인의 매력에 푹 빠지고 있답니다 :)
혹시 길을 걷다가 정체불명의 쓰레기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얼마 전 저는 질퍽한 갈색의 무언가가 투명 봉투에 싸여 있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심지어 근처엔 파리가 날아다녔죠… 작년에는 브랜디와 함께 플로깅을 하다가 자전거 없는 자전거 바구니와 거대한 32인치 캐리어를 발견했었답니다.
이런 웃픈 경험을 계기로 플로깅을 해봤다는 사람을 만나면 꼭 이런 질문을 하곤 해요. "혹시 상상을 초월하는 쓰레기를 본 적이 있으세요?". 서로의 웃픈 경험을 주고받다 보면 플로깅도 마냥 힘들고 짜증 나는 일은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그러다 번뜩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어요. 원래는 저의 쓰줍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만드려고 했는데, 이왕 하는 거 남들의 쓰줍 이야기도 같이 넣어보면 어떨까 싶었죠. 황당한 쓰레기를 발견하는 순간은 저만 겪어본 게 아닐 테니까요. 이미 쓰레기를 주워 본 사람들에겐 자신의 쓰줍 경험을 공유하는 기회를, 반대로 아직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쓰줍이 마냥 재미없는 건 아니라는 인상을 주고 싶었죠.
그래서 생각해낸 게 <천하제일 쓰줍대회>! 쓰레기 줍기를 독려하면서, 쓰줍을 공개적으로 인증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려 했어요. 단, 공감되고 유쾌한 톤으로 말이죠. 무조건 황당한 쓰레기만 받는 게 아니라, 어떤 쓰레기든 발견하면 찍어서 보내달라는 식으로 신청을 받았어요. 다만 대회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기상천외한 쓰레기일수록 당첨 확률을 높인다는 조건을 걸었죠.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어요. 좋은 아이디어라며 환경 관련 톡방에 공유해주시는 독자님도 계셨고, 상상치 못한 이벤트라며 댓글을 남겨주시는 독자님도 있었죠.
플로깅이나 쓰줍은 사실 혼자서 하기엔 어려운 일이에요. 덥거나 추운 날씨엔 도무지 엄두가 안 나고, 미세먼지가 심하면 외출 자체가 어려우니까요. 나가는 것부터 힘든 집순이에겐, 어쩌면 더 큰 동기가 필요하겠죠. 그런 분들에게 천하제일 쓰줍대회가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굳이 쓰레기를 줍지 않더라도, 쓰레기를 발견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걸 꼭 알리고 싶어요. 세상에 쓸모없는 일은 없으니까요 :)
지난 6월 3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서울환경영화제! 작년에 워낙 재미있게 봤던 영화들이 많아서, 올해는 저와 브랜디가 각 잡고 영화를 같이 보면서 리뷰하기로 했어요. 넷플릭스 <씨스피라시>를 리뷰했던 뉴스레터처럼, 이것도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으니까요.
최근까지 <성스러운 공원>과 <지구우주선 1991> 리뷰를 브런치에 올렸는데요. 앞으로 더 많은 작품 리뷰가 올라올 예정이에요. 참고로 홈페이지가 오픈되면 영화 리뷰를 포함한 이엪지의 모든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사실! 기대해주세요 :)
최근에 모어데즈 무수님을 만났어요! 모어데즈는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혐오 이슈를 당사자 시선에서 바라보는 뉴스레터인데요. 사건을 단편적으로 다루는 기존 뉴스들보다 훨씬 깊고, 다방면으로 혐오 이슈를 전달해서 좋더라고요. 이엪지 인터뷰 시리즈에 최적이라는 생각이 딱 들었죠.
그래서 6월 3일에 먼저 인터뷰를 요청하는 메일을 드렸고, 지난 21일에 무수님을 만났는데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건,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이엪지와 모어데즈가 지금 하는 일을 지속하려면 결국 고정 수익이 필요하니까요. 그 수익을 어디서 어떻게 얻을 것인지, 참 많은 고민이 들었죠.
특히나 이엪지는 환경 문제와 비거니즘을 외치는 브랜드인데, 이벤트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상품을 걸거나 굿즈를 만드는 게 맞는 걸까 싶었어요. 뉴스레터나 오리지널 콘텐츠를 유료로 전환시키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닌 거 같았죠. 이엪지는 디지털 배리어 프리를 지향하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이번 인터뷰에서 그치지 않고 모어데즈와 색다른 기획을 해볼 생각이에요. 작은 브랜드들이 모여 이것저것 시도해보면, 괜찮은 니즈를 발견할지도 모르니까요. 힘을 모아 서로의 지속성을 돕는 거죠. <아무튼> 시리즈처럼요. 아무튼 시리즈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번갈아 만드는 '취향'에 관한 책들인데요. 각 출판사의 인지도는 몰라도 <아무튼> 시리즈는 인기가 엄청 많거든요.
그런 점에서 이엪지도 비트나 베리베지, 아무튼 시골, 모어데즈 등, 작은 채널들과 함께 공동으로 무언가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각 팀의 뉴스레터 제작기를 엮어서 책을 낼 수도 있겠고, 조금 더 욕심을 부리면 영상으로도 만들어보고 싶네요. :) 독자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