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3.12.24/일)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화이트크리스마스에는 감기를~
(주셨습니다)
에취~~^^;
마음 같아서는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열도 나고 목도 아프네요. 내일까지만 참으면 병원을 갈 수 있으니 비상약으로 견딜 수밖에요.
티빙에서 '이재, 곧 죽습니다.'라는 드라마를 하고 있어요.
보신 적 있으신가요?
참으로 재미집니다.
올해처럼 삶과 죽음에 밀접한 해는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제 우울증도 극도로 심해져서 죽고 싶었을 때가 올해였고요. 아빠의 병세 악화로 늘 가슴을 졸이고 있는 시기도 지금이고요.
올해는 친구 아버님도 돌아가시고 지인 아버님도 돌아가시고 사돈 어르신도 위독하시고요.
그래서 그런지 이드라마가 잘 와닿더라고요.
보통 그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돈은 수단이 되어야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요'
그럼 삶은요?
삶은 수단일까요, 목표일까요.
아님 이도저도 아닌 결과론일까요.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이게 궁금하더라고요.
이 드라마는 세계 자살률 1위 국가인 우리나라에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가치를 잊은 곳에서 가치를 찾게 해 주고요.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 깨닫게 해 주더라고요. 그래서 보는 내내 같이 울고 같이 아팠습니다. 내용이 깊은 드라마라서 다음편도 기다려지고 있어요.
드라마 도깨비에서 '운명은 신이 던지는 질문일 뿐 답은 그대들이 찾아라.'라고 나오잖아요.
운명의 다른 이름은 삶이겠죠. 현재 과학으로는 원자가 죽은 상태로 있는 게 정상의 상태라고 했으니깐요. 그런데 갑자기 왜 생명을 가지게 되는지를 아직은 알아내지 못했다고 해요. 그리곤 다시 본래의 상태(죽음)로 돌아가는지도 역시 밝혀내지 못했답니다.
그렇다면 운명이란 이름으로 신이 인간을 살게 한 행위가 질문이라는 얘기겠죠.
인간이 시간이라는 좌표 위에서 살아가는 과정이 결과와 답이 되는 거겠네요.
그냥 이런 막연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정리를 하면 생각일 때 보다 부피도 작아지고 생각서랍에 쏙 넣어서 머리가 명쾌해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삶에 정답이 있을까요. 삶은 늘 선택의 연속이라 어찌 보면 전 그 선택이 윤회의 연속과 닮아 있는 것도 같아요. 어떤 사람은 매번 같은 길로 다니고, 어떤 사람은 매번 모르는 길을 선택하는 것처럼요. 선택도 죽음도 매번 반복되고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전 기독교인데요. 에공...^^;
이 드라마에서 좋았던 거는요. 우리가 지나치는 무심한 일상들이 매번 기적이었으며 매번 행복이었다는 걸 깨닫게 해 주는 거예요.
엄마의 안부전화, 나의 졸업사진, 여자친구의 기다림, 슬퍼할 수 있는 특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 같은 거요. 있을 때는 모르고 지나치는 것들을 찾게 해 줍니다.
좌절은 집착을 낳고 집착은 욕망으로 낳는다는 것으로. 삶이 망가지는 모습들을 보여 주며 빨간 신호등을 미리 보여주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삶이 힘든 건 당신 책임이 아니라고 위로도 해주는 부분도 있어 좋았구요.
벌써 시간이 크리스마스날이네요.
오늘 이 시간을 주심에 감사드리며 이 시각 세상에 모든 축복이 평등하게 내려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Merry Christmas Wishing You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