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4.01.17/수)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by 이음

오늘은 심인성 다발 통증의 축제날이었다. 멜랑꼴랑한 모기가 흡협도 못하고 겨우 살아있는 모습이라 하면 비슷할까? 대충 이런 상태였다.


베프 녀석 중에 밴드활동을 하는 친구가 있다. 그 녀석은 보컬이라 노래도 잘하고 좋은 노래도 많이 안다. 약간 나와 비슷한 감성을 가지고 있어서 우린 대화가 잘되고 평생 갈 친구이다. 그 녀석이 조문을 다녀가며 위로의 음악을 보내줬다. 들어보니 나와 너무 잘 맞고 언젠간 꼭 불러보고 싶은 곡이었다.


노래는 (나는 반딧불_중식이)라는 노래였다.


이번 공연에서 자기가 부를 노래라고 했다. 친구들을 보면 반은 사업가이다. 살만큼 살며 자신이 좋아하는 바이크, 밴드, 레저를 하며 산다.

이민을 가 있는 친구들도 더러 있다. 젊은 시절 우리는 같은 걸 좋아하고 같은 걸 꿈꿨지만 지금은 전 세계에 나가 있어 얼굴 한번 보기도 어렵다. 특히 남자동창들은 유학 간 김에 취직을 해서 이민을 한 애들이 많다.


여자 친구들은 남편 직장을 따라 전국에 퍼져 있어 만나기는 어렵지만 일이 생기면 온다 안 온단 말도 없이 줄줄이 도착한다. 참 고마운 친구들이다.


또 이런 내 남사친들이나 주변 오빠들을 남편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남편도 여자후배들이 많으므로 내가 있으나 없으나 '오빠, 오빠.. 하며 술을 건넨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상당히 프리한 편이다. 그래서 그 녀석도 편하게 조문을 올 수 있었을 거다.


'애도기간'이란 글로 배우는 일과는 매우 다른 일이다. 사람마다 다르다는 이 심리적 회복기간은 얼마나 걸리는 건지 매우 궁금하다.


비가 내리는 길가에서 비를 무작정 맞고 서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아무도 없는 섬에서 탈출 방법 없이 바다만 바라보는 상태인 거 같기도 하다.


안 그런 척, 안 아픈척하며 살면 좋은데, 난 그 무엇도 해당되지 않아 고통스럽다. 마음이 아픈지 안 아픈지 조차모르니 말이다.


책을 읽으면 쓰고 싶은 욕구가 올라온다. 그래서 막상 쓰려고 하면 내가 쓰려던 색의 물감이 부족함을 느낀다.


세상에 완벽한 언어는 없다지만, 그나마 있는 언어의 반도 못 활용하고 죽겠지 싶다. 말이 지구라면 얼마나 많은 어휘와 은유로 세상을 창조하고 표현할 수 있을까. 그 안에서 생경한 표현이나 단어가 주는 기쁨은 명품백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환희이다.


(조정 시인님의 '마법사의 제자들아 껍질을 깨고 나오라'를 보면 감탄스러운 구절이 나온다.)

문학의 원사는 '비애'입니다.(16p)
'누구를 구원할 뜻도 없이 예수의 보폭으로 걷는 소금쟁이가 짝짓는 장구애비의 지푸라기만 한 열기를 밟고 갔다.'(48p)


'어휘에 한계가 내 얘기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마다 새로운 각오와 좌절이 동시에 일어난다.' 내가 이분들 같은 글을 쓸 수 있는 재목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어때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어, 그냥 하는 거지. 이랬다가 빈덕이 춤을 춘다.


노래가사도 쓰고 싶고 , 동화도 쓰고 싶고, 수필도 쓰고 싶고, 언론 기사도 쓰고 싶다.


그러나 지금 준비 중인 '공모전. 브런치만담연재. 브런치글, 집필 중 인 책'올해는 이 일만 열심히 해야겠다. 나의 올해 목표는 간단하지만 성실성을 요구한다.


그러려면 잘 않나 오는 내 안에 내가 나와야 한다.

그놈은 '극적인 상황, 약속, 책임'이 아니면 당최 어디서 칩거 중인지 알 수가 없다. 만사가 귀찮은 녀석이다.


내 안에 그 나를 끌어내려면 무언가가 필요한데..

그 그적인 상황...

아직 그게 뭔지 못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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