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의 눈물

만담 해풍소

by 이음

(폐)

왜 울고 있는 거야?


(심장)

난 알고 있거든...


(폐)

뭘?


(심장)

내가 뛸 수 있는 남은 횟수를 말이야..


(폐)

근데 왜 울어?


(심장)

인간들이 불쌍하고,

안쓰러워서..


(폐)

....

네가 멈추면 나도 멈추는 거겠네.


(심장)

그렇지. 사람들은 태어날 때 자신의 심박수를 가지고 태어나.

그걸 다 쓰면 나이와 상관없이 가야 하는 거지.


(폐)

그 심박수는 누가 정하는데?


(심장)

나도 예전에는 '왜'가 그렇게 중요했거든, 근데 살다 보니 아무 쓸모없는 질문이었어. 세상엔 왜보다 그냥 일어나는 일들이 훨씬 많아. 그러니 나도 몰라. 내가 얼마큼 뛰기로 하고 태어났는지, 그걸 누가 정했는지 말이야.


(폐)

정말 불공평하다. 한 시간 후에 미래도 알 수 없으면서 헬스장을 가고, 축구를 하며 헉헉 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말야.


(심장)

그런데 말이야.

모름 속에 앎이 있어.

인간은 그 힘으로 평생을 지탱해 나가.

모르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하면 건강해질 거다. 오래 살 거다. 이렇게 노력하며 살게 되는 거지. 인간처럼 털도 없고 송곳니도 없는 동물이 생존하는 방식은 바로 그거야. '착각' 이건 마약과 같아서 적절히 쓰면 사람을 살게 하고 버티게도 하거든.


(폐)

그렇구나.

넌? 너는 괜찮고?

떠날 시간을 아는 고통을 기억한 채로 쉬지 않고 평생을 뛰는 너는 괜찮냐는 말이야.


(심장)

어?

그러네.

내 생각은 정작 못해봤어.

인간들 생각만 하느라.


(폐)

너부터 챙겨.

너나 나나 뛸 때까지 뛰다가 멈추면 같이 쉬는 거야. 그리 슬플 일도 안쓰런 일도 아니야.


그게 자연의 섭리고 다음세대를 위한 배려야. 하다못해 나무도 일 년마다 사시사철 가지를 자르고 연둣빛 새순을 내는데...


우린 너무 오래 영속하는 거지.

다음세대에게도 기회를 줘야 초록초록한 푸른 세상도 열리지 않겠어~

폐와 심장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