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시간들이 조각처럼 문득문득 나를 찾아온다. 싫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은데 조금은 아픈 거 같다. 그 조각들이 나를 찾아오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잠을 청한다. 회피일 수도 있고 차분한 회상 속 정리일 수도 있겠다. 그날이 퍼즐처럼 맞춰지는 날이면 내 안에 또 다른 방이 하나 생기리라.
내일은 또 정신과를 가는 날이다.
어떻게 지냈느냐고 또 물으실 텐데...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그냥 밥 먹고 자고 꿈자리가 어수선했다 이게 다이다.
그리곤 잘 계신다는 꿈으로 다시 마음을 놓았으니 그것 외엔 별일은 없었다.
지금 나의 상태는...
잠은 매우 불규칙하다.
두통은 매일 달고 살고
운동은 꾸준히 해서 체력은 상승하는 게 느껴진다.
우울증은 아주 가끔 얼굴을 비쳤다가 사라지고,
불안증은 좀 자주 다녀간다.
과호흡은 많이 좋아졌고,
공황장애는 가물에 콩나듯나온다.
불안장애 약은 하루에 두 번을 먹고, 우울증 약은 자기 전에만 먹는다.
명절이 끝나고 나는 빅히어로처럼굴러 다니기 직전이 되었다. 아들이 말하길 엄마는 늘 뚱뚱했던 기억 밖에 없다는 것이다.
내생에 살이 찌리라고 상상도 못 하던 시절이 37년이나 있었다.
그런 나도 이젠 눈사람처럼 굴러다니고 있다.
이는 충격을 제대로 받아야 할 일이다.
이젠 주는 데로 먹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식단으로 내양만큼만 먹고살기로 했다. 남기는 게 미안해서 억지로 다 먹었더니 맨날 체하고 몸은 붓고 몸에 염증은 더 돌아다니는 거 같다.
미련한 나를 손봐야 한다. 내가 원하는 걸 말하고 미안함을 이겨 내야 한다. 그래야 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명절 이후식이조절을 시작했다.
밀가루와 기름 식품, 설탕과의 이별.
아침은 보통 굶는데 가끔 배고프면 호두 3알에 유산균을 먹는다.
유산균은 2가지 종류를 먹는데
'장내 유익 유산균+유익 유산균 먹이'를 먹는다.
철분치료 중이라 부딪히는 음식을 피하고 있어 공복에 먹는 게 좋다. 흡수를 돕기 위해 철분제와 비타민을 같이 섭취하고 있다.
점심은 주로 비빔밥을 먹는다.
당근, 콩나물, 무생채, 버섯을 넣은 비빔밥에 김치, 올리브를 몇 알 간단히 먹으면 속이 편하다.
저녁 전 간식으로 닭가슴살 100g과 양배추 슬라이스에 올리브와 발사믹만 간단하게 섞어 먹는다.
저녁은 안 먹는다. 오전에는 철분치료를 하는지라 저녁 영양제로는 마그네슘과미네랄 영양제, 녹용을 먹고 있다.
설탕을 끊었더니 몸이 한결 가볍게 느껴진다.
저녁에는 실내 자전거를 탄다. 타고나면 힘들지만 꾸준히 할 수 있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혈압도 많이 내려갔고 좋아지는 게 실제로 느껴진다.
식이조절은날챙겨먹이기가 참 귀찮다. 한 가지만 먹으면 편한데 이것저것 골고루 먹이는 게 보통성가신 게아니다. 오메가 3도 다시 먹어야 하는데 타이밍 잡기가 참 어렵고, 매일 챙기기가 만만치 않다.
내가 체력을 끓어 올리고자하는 이유는 단지 눈사람처럼 굴러다니는 게 싫어서가 아니다.외모에 관심을 가질 나이는 이제 아닌 거 같다. 그보단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몰리는 나이이다.
평소 늘 존경하고 가슴 아파하던 분이 일을 시작하셨는데 정작 발 벗고 도우러 갈 체력이 안된다. 예전 같았으면 두 손 두 발 다 걷고 달려갔을 텐데 열정만 있지 책임지러 갈 두 다리가 없다.
단지 이번만 일손이 필요할리는 없다.
특히 나 같은 서류에 착화된 사람이라면 여러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그러려면 우선 체력부터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서 마음만 보내지 말고 실천으로 함께하고 싶다. 우선그러려면 일단 체력부터 끌어올려야 한다. 내가 또 언제 이렇게 가슴 뛰게 움직이고 싶은 순간을 만날 수 있을까. 기회가 된다면 정말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이번엔 나의 인생의 책장엔 부수가 넘어간다. 첫장부터 신나고 파이팅 넘치는 이야기로 써내려 가 볼 참이다.
이번 장엔 시작부터 어떤 내용이 적힐지 나도 매우 궁금하다~
결말을 알 수 없는 책을 한 권 읽고 있습니다. 끝까지 볼 수 있을지, 몇 장까지만 보다가 떠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나의 인생이라 매일 한 장씩 꾸준히 넘기는 중입니다~ from. 이음